국토부-서울시, 수서역세권 개발놓고 '충돌'(종합)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국토교통부가 31일 서울 강남구 자곡동 'KTX 수서역' 일대 38만6000㎡를 △철도 및 환승센터구역 △역세권 업무·상업구역 △역세권 주거생활구역 등 3개구역으로 구분해 개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일괄 개발 방침에 대해 서울시는 "행복주택 실적 채우기의 근시안적 행정"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유일호 국토부 장관과 시내 모처에서 비공식 면담을 갖고 수서역세권 일괄개발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이날 발표한 수서역세권 개발방안에 따르면 사업지는 KTX 수서역사부지(9만8000㎡)와 KTX 수서역 남쪽구역(28만8000㎡) 등으로, 수서역사가 들어설 '철도 및 환승센터구역'은 여객 편의와 주변 대중교통수단과의 연계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복합 환승센터로 개발된다.

'역세권 업무·상업구역'에는 IT·BT 등 미래형 업무시설과 자족형 시설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역세권 주거생활구역'에는 행복주택(1900여가구) 등 공공주택과 주민편의시설이 조성할 계획이다.

KTX 수서역이 서울 동남권 주요 교통거점(수도권광역급행철도·지하철3호선·분당선·수서~용문선 환승지)이 될 지역이란 점에서 3개 구역으로 구분, 구역별 특성에 맞게 개발방안을 마련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행복주택 등이 들어설 부지에 대한 토지주 보상을 지구계획 승인이 예정된 내년 초 이후에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날 주민공람 공고를 내고 연내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주택사업계획을 승인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도시계획·개발수요와 지역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서울시, 강남구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 다음달 3일 지자체와 전문가가 참석하는 1차 자문회의를 진행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시·강남구 등과 (수서역세권) 개발과 관련해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수서역세권 개발을 통해 젊은층 유입과 일자리 창출 등의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국토부가 수서역세권 일대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한 데 대해 "행복주택 비율이 약 17%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편법이자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자연녹지지역을 상업지역 등으로 변경하는 등 유례없는 대규모 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도 업무·상업시설에 대한 수요분석이나 광역교통개선대책 등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주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국토부 입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서울시는 "이 지역은 개발제한구역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선 구청장 허가를 받지 않은 토지거래계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기 우려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아직 협의중인 사안에 대해 국토부가 주민공람 공고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반대의사 표명에도 일방적으로 주민공람 공고를 강행하는 것은 지방자치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다. 특별법을 통한 지자체 도시계획고권 침해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수도권을 넘어 전국의 광역거점이 될 지역에 대해 충분한 고민없이 그린벨트 해제를 먼저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어 "수서역사부지의 복합개발만으로도 연면적이 최소 여의도 63빌딩의 2.5배에 달하는 상업·업무 공급으로 인해 KTX수서역 개통에 따른 단기적 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서역 일대를 지역중심으로 지정하고 '수서·문정 지역중심' 육성 종합관리방안 용역을 진행 중인 서울시는 "국토부도 종합적인 마스터플랜하에 단계적·체계적 개발이 될 수 있도록 시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