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여전한 불안심리, 변동성장세 지속전망

코스피가 사흘만에 2030선을 회복하고 코스닥도 6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시장을 둘러싼 우려감은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반등이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공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데다 실적모멘텀마저 취약한 상황이 지속되며 증시 변동성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3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5% 오른 2030.16으로 마감했다. 사흘만의 반등이다. 코스피는 오전만 하더라도 2000선 붕괴를 우려해야만 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 마감시점에 유입된 외국인 매수세가 코스피를 2020선 초반에서 2030선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전자가 2% 이상 낙폭을 기록하며 8개월만에 120만원이 깨졌음에도 한국전력, SK하이닉스, 아모레퍼시픽,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 삼성생명, 현대모비스, SK텔레콤 등이 1~7%대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도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14%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2% 이상 밀렸음에도 여타 종목의 강한 상승탄력 덕에 시장이 반등했다"며 "대내외 여건의 악화로 약세를 이어가던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코스피와 함께 코스닥도 장중 703.56까지 밀리며 700선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1.71% 오른 725.06으로 마감, 6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승세가 얼마나 더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우선 코스피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한 패시브펀드(인덱스 추종형 펀드)에 기계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나야 한다"며 "최근 들어 연일 신흥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이 나타나는 만큼 수급개선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조선, 건설 등 수주산업의 빅배스(대규모 손실반영)으로 인해 2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들었다"며 "실적개선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시점이 돼서야 코스피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당분간 2000~2050 사이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코스닥은 700선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등의 저가매수성 자금이 유입되며 720선 중반까지 반등했지만 여전히 과거 지지선 역할을 했던 60일 이평선(729.65)을 돌파하는 데는 실패했다"며 "이번 반등이 지속성을 가질지 여부는 내주 증시가 열려야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시변수의 불확실성도 코스피의 상승탄력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달 들어 원/달러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자동차 등 환율민감 종목의 강세를 견인했으나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이탈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부정적 이슈로 꼽힌 바 있다. 미국 금리인상 시점으로 예정되는 9월이 다가오면서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도 재차 불거질 수 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최된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시점에 대한 구체적 힌트가 나오지 않았다"며 "9월 FOMC 회의 전까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금리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원화 추가약세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주중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