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최측근 이인원 부회장도 해임 지시?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8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br><br>일본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도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가족간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등의 해임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중순 한일 롯데그룹 임원 일부를 해임하는 지시서를 작성했다. 해임 대상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 부회장, 황 실장 등 한국 롯데 핵심 임원들과 쓰쿠다 다카유키 부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과 쓰쿠다 부회장 등은 이미 신 총괄회장이 지난달 27일 일본으로 건너가 직접 해임을 지시한 인물들이지만 이 부회장과 황 실장은 그간 거론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과 황 실장은 신 총괄회장을 오랫동안 보좌해온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경우, '신의 남자'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신 총괄회장의 신뢰가 높다.

만약 신 총괄회장이 이 부회장 등의 해임을 지시했다면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은 물론 한국의 핵심 경영진마저 완전히 장악했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등이 등을 돌렸다면 신 총괄회장이 진노하는 것도 당연하다"며 "이번 싸움이 신동빈 회장과 한일 롯데 핵심 경영진 대 신 총괄회장, 나머지 가족들 간의 힘겨루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해당 지시서는 한일 롯데그룹 어디에도 전달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지시서 존재 자체도 불투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