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기 추락사건 조사 끝… 영구 미제로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아시아나 화물기 동체. /사진=머니투데이 DB

4년전 제주 해상에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사망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고가 원인을 찾지 못하고 종결됐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1일 최종 보고서에서 "화재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물리적 증거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화재는 위험물이 실린 팔레트 또는 그 근처에서 시작돼 빠르게 확산되면서 억제할 수 없었다"며 "기체 일부가 공중에서 분해되면서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추락사고는 2011년 7월28일 발생했다. 당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상하이로 비행하던 아시아나항공 991편 화물기(B747-400F)는 화물실에 화재가 났다고 관제소에 보고하고 제주공항으로 목적지를 바꿔 비행하던 중 오전 4시11분께 제주공항 서쪽 130㎞ 해상에 추락했다.

기장 최모(52)씨와 부기장 이모(43)씨의 시신은 사고 발생 후 3달이 지난 같은해 10월30일 조종석에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로 발견돼 수습됐다. 최종 교신 내용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비상착수 시도도 하지 못하고 바다로 추락했다. 잔해는 가로 3㎞, 세로 4㎞ 해상에 흩어졌다.

조종사 중 1명이 사고 발생 한 달 전 7개의 보험에 가입해 사망 수령액이 30억원대로 알려지면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조사에서 화물기를 인위적으로 추락시킨 흔적은 드러나지 않았다. 정확한 사고조사를 위해 필요한 블랙박스(비행자료기록장치·조종실음성기록장치)를 끝내 찾지 못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를 키운 요인으로 화물실에 인화성 위험물질인 감광액, 페인트, 부식성액체, 리튬이온전지가 하나의 팔레트에 탑재된 점과 능동적 진화시스템이 장착되지 않아 대규모 화재를 억제하기 어려웠던 점이 지적됐다.

사고조사위는 아시아나항공에 인화성 액체위험물과 리튬전지를 분리해 탑재하고 여객기와 화물기 등 종류별로 비상상황을 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보잉사에는 화물기 조종실에서 화재의 진전 상황과 통제가능 여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적 확인 수단 등을 포함한 시스템을 보강하라고 권고했다.

국토부에도 위험물 탑재 기준 및 팔레트에 사용하는 비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전기와 화재의 연관성을 연구해 비닐 사용기준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