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만명 사로잡은 '한류'…"K컬처에서 산업으로"

CJ그룹이 지난달 31일부터 LA컨벤션센터와 스테이플즈 센터에서 'LA KCON 2015' 를 열었다. /사진제공=CJ E&M

매년 세계적인 음악 시상식 '그래미어워드'가 개최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 이번에는 한국 최신 가요들이 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유명 아이돌은 물론 최근 음원 순위 '줄세우기(한 앨범에 포함된 음원들이 1위부터 상위권을 차지하는 현상)'로 유명해진 혁오밴드의 음악까지. 오롯이 K팝(K-POP)이 점령한 현장에는 K팝을 사랑하는 미국인들로 가득했다.

"샌디에고에서 LA로 친구 두 명과 같이 왔죠. 유튜브 동영상으로 KCON(케이콘)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서 왔어요. 그룹 샤이니를 좋아하면서 K팝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틀 공연을 모두 보려고 티켓을 샀는데 공연 전 행사들도 정말 재밌네요." (댈라니 올든버그, 17)


CJ (123,500원 ▼1,400 -1.12%)그룹이 4년째 진행하고 있는 'KCON 2015 USA'가 현지시간 지난 31일부터 LA컨벤션센터와 스테이플즈 센터에서 사흘간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총 5만5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보다 3배가 넘는다.

현지시간 1일과 2일 이틀간 진행된 콘서트에는 슈퍼주니어, 씨스타, GOT7, 로이킴, 몬스타X, 신화, 블락비, AOA, 레드벨벳, 자이언T&크러시 등 인기 가수들이 총 출동한다. 이미 약 1만5000석 규모의 공연장 표는 현장 판매 표를 제외하고는 매진됐다.

한류 바람으로 시작된 KCON은 K팝을 소개하는 콘서트 개념에서 관련 산업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드라마, 미용, 음식 등 한국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한류 컨벤션'이라고 CJ는 설명한다. 한 나라를 테마로 문화와 서비스, 제품 시장이 결합된 컨벤션 형태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류 팬들을 위한 각종 K팝 관련 행사 외에도 '비빔밥 만들기를 체험하는 K-푸드 쿠킹 클래스' '한국 메이크업과 패션을 배우는 스타일링 클래스' 등 참여형 부대 행사들이 진행돼 인기를 끌었다.


안젤라 킬로렌 CJ E&M 아메리카 CMO는 " 각 분야별 행사는 많지만 콘서트부터 산업까지 붙여서 하는 경우는 없었다"면서 KCON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 시대에 맞는 마케팅 방법으로 행사가 끝나도 관계자들간 지속적으로 교류의 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J그룹이 지난달 31일부터 LA컨벤션센터와 스테이플즈 센터에서 'LA KCON 2015' 를 열었다. /사진제공=CJ E&M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중소기업 40개가 KCON에 전시부스를 열었다. 중소기업청, 대중소기업협력재단과 손잡고 해외 진출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게 홍보 기회를 만들어준 것. 이번 행사에는 현지 바이어 대상 B2B 수출상담회를 진행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컨퍼런스 2015'도 개최해 실질적인 결과를 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CJ그룹은 지난 4월 일본 도쿄와 이번달 미국(LA, 뉴욕)에서 세차례에 걸쳐 열린 'KCON 2015'의 경제적 가치가 55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280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총 방문예상고객 8만5000여명을 기준으로 홍보 효과, 실제 수출 성과, 관광객 유발 등 측면을 감안한 수치다.

신형관 CJ E&M 상무는 "한류 기반이 되는 K팝의 주 수요층이 10, 20대로 구매력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오히려 미성년자도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는 가족 단위 이벤트로 확장할 수 있다"며 "올해 처음으로 하는 뉴욕 행사 결과를 보고 기간, 규모, 지역 등 KCON을 확대할 수 있을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