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 영업손실 대우조선·삼성重, 감원 폭풍전야

2분기 각각 3조원, 1조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한 대우조선해양 (34,750원 ▲2,550 +7.92%)과 삼성중공업 (9,630원 ▲150 +1.58%)이 곧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사 모두 임원을 제외한 인위적 감원은 없다지만 조직 개편과 축소에서 감원이 불가피할 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여름 정기 휴가 2주차에 들어간 대우조선해양과 이번 주 한 주간 휴가기간에 돌입한 삼성중공업이 업무 현장에 복귀하는 내주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우선 자산매각에 주력할 계획이다. 3조원대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은 임원 구조조정과 함께 불요불급 자산매각에 돌입한다. 수조원대 손실을 불러온 해양플랜트 영업 관련 임원들은 구조조정 '0순위'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웰리브(급식), 에프엘씨(골프장) 등을 비롯해 국내외 풍력발전 부문과 자산 등에 대한 매각도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본사 사옥 매각과 함께 마곡산업단지 내 신사옥 및 연구개발(R&D) 센터 건설은 중단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중공업은 임원 수 축소와 유사기능 통폐합 등 조직개편과 비효율 자산 매각을 예고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부사장급이 맡았던 조선해양영업실을 해체하고 영업팀들을 조선시추사업부와 해양생산사업부 등에 보냈다. 뚜렷한 실적이 없던 풍력발전사업은 영업을 중단하고 기술개발만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계약직인 임원을 제외하고는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 등 감원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임원 수 감축과 이에 따른 조직 통폐합 과정에서 인력 감축은 피하기 어렵다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인력 감축 목적이 아닌 조직 통폐합 등 개편은 있을 수 없다"며 "업무가 중복되면 줄여야 할 인력이 발생하고 부서 재배치 등의 이름으로 엉뚱한 부서에 인력을 배치했을 때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퇴직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3조원대 영업손실을 낸 현대중공업이 1500명에 이르는 관리직 과장급들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한 사례를 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공식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면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은 비공식적으로 퇴직을 유도하거나 일부 직급에 한정해 퇴직자를 가려내는 방식이 될 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는 강제 퇴직이 진행되더라도 현장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인위적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가 단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인도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글로벌 신인도 마저 무너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모집을 시행하려면 인력 감축 등 자구노력의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