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환까뮤, 부실 털고 정상화..본격 '턴어라운드'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백지수 기자

삼환까뮤 (1,587원 ▲23 +1.47%)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2년 모기업인 삼환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자회사인 삼환까뮤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했다. 이후 최대주주가 두 번 바뀌었다. 올해 삼환까뮤는 본격적으로 정상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1978년 설립된 삼환까뮤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시공능력이 장점이다. 특히 '레고' 방식과 유사한 건설기법인 PC(Precast Concrete)공법 경쟁력에선 국내 선도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PC공법은 한 공장에서 건축에 사용할 기둥, 보, 슬라브, 벽과 같은 주요 부재를 미리 제작한 뒤 건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공사 기법이다. 기존 RC(철근콘크리트)공법보다 건설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주로 주택보다 기둥과 기둥 거리가 긴 대형쇼핑몰, 제조업 공장 등에 적용된다.

삼환까뮤는 2013년 부채비율이 397%에 현금성자산은 28억원인데 반해 유동부채만 117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았다. 2013년 영업손실은 10억원인데 순손실이 120억원에 이르렀던 것도 이자비용으로만 79억원을 썼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서울 여의도 사옥을 920억원에 매각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이 자금을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하면서 올해 삼환까뮤 이자비용은 25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삼환까뮤는 지난해 3월 최대주주가 삼환기업에서 송원으로 변경되고 12월에는 베이스에이치디로 또 다시 한 번 바뀌었다. 올해 3월에는 SK건설에서 건축영업총괄 등을 담당한 손병재 대표가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했다. 재무구조 개선, 조직개편 등 작업이 성과를 나타내며 지난해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손병재 삼환까뮤 대표이사. /사진제공=삼환까뮤

올해 출발도 산뜻하다. 지난 1분기에 흑자를 냈고 올해 들어서만 5건의 신규 공사를 수주했다. 5건의 수주 규모를 모두 합하면 761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60%가 넘는다.

삼환까뮤 관계자는 "올해 영업담당 임원을 비롯해 영업인력을 새로 충원하고 과거 시공파트에 붙어있던 영업조직을 별도로 분리해 신설하면서 관급공사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수주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회사가 적극적으로 수주 경쟁에 나서고 있고 회사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번지고 있어 올해 내에 추가적으로 굵직한 규모의 신규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환까뮤는 지난달 28일에 삼성전자와 상호 솔루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IT(정보기술)과 융합 추이가 뚜렷해지는 건축사업에서 삼성전자는 시스템에어컨, 중앙공조, 신재생에너지,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등을 지원하고 삼환까뮤는 삼성전자의 솔루션 모델을 앞세워 민간주택 등 건설공사 수주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시장에선 삼환까뮤의 PC공법 경쟁력이 글로벌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도 등에서 도시인구 증가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서 국내 최고 PC공법 경쟁력을 갖춘 삼환까뮤가 수혜주가 될 수 있다"며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제시했다.

삼환까뮤 주가는 지난 4월까지 1년여간 5000원~6000원대에 머물다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특히 잇따른 수주 공시가 터져나온 지난 6월부터 주가가 추가 급등하며 지난 7월14일에는 장중 1만8900까지 치솟았다. 삼환까뮤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4월14일부터 7월14일까지 3개월간 주가 상승률이 152%에 달한다. 이후엔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추가 실적 개선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조정을 받으며 지난달 31일 1만5000원까지 하락했다.

삼환까뮤 주가의 향방은 단기적으로 2분기 실적과 하반기 추가 수주 등을 통한 실적 개선 지속성이 확인되느냐 여부에 달린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대투증권은 삼환까뮤가 올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이 7.7배 수준으로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추가적인 재무개선도 필요해보인다. 삼환까뮤는 1분기말 기준 249%에 달하는 부채비율과 5억원 수준의 현금성자산, 단기금융부채 325억원을 포함해 792억원 수준인 유동부채가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대해 삼환까뮤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삼환까뮤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한데서 알 수 있듯 이제 회사가 어느 정도 정상화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에서도 이를 계기로 한 단계 레벨업 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영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