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반등 어렵지만…투자 기회는 여전?

국제 유가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초 급락 이후 반등 흐름이 이어졌지만 최근 다시 방향을 아래로 틀면서 현 수준 위로 올라서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지난달 3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대비 2.89% 급락한 배럴당 47.12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2.06% 후퇴한 배럴당 52.21달러에 거래됐다. WTI와 브렌트유는 연초 이후 각각 11.54%, 8.93% 하락한 상태다.

골드만삭스의 미셸 델라 비냐 유럽증시리서치부문 공동 대표는 이날 CNBC에 출연해 국제 유가가 2020년까지 배럴당 50달러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기업들이 생산 비용 및 프로젝트 축소, 감원 등에 나섰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로 인해 생산성이 개선되고 비용 축소가 이어지면 유가 또한 디플레이션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가 하락 여파에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구조조정에 나섰다. 로열더치셸은 6500명의 감원을 계획 중이며 센트리카도 6000명을 줄인다. 셰브론 역시 전 세계 직원의 2%를 감축할 방침이다.

이보다 더 암울한 전망도 있다. 어게인캐피탈파트너스의 존 킬더프 연구원은 올해말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3월 기록했던 저점 43달러 밑으로 떨어져 30달러대로 내려갈 수 있다"며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30달러 중반 수준에서 새로운 저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유(디젤) 연료의 과잉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유가 하락을 야기하는 새로운 촉매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이 정제 능력을 키우고 있으며 아시아시장내 경유 역시 넘쳐나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앞서 세계은행(WB)이 내놓은 예상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WB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올해 연말 배럴당 57.50달러, 2020년까지 배럴당 71.9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유가 환경에서도 충분히 매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GAM의 로버트 코미노토 투자매니저는 "에너지분야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생산비용이 가장 낮은 중소형 생산업체들에게서 이런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업체들이다. 코미노토는 카티날에너지, 토크오일&가스 등의 경우 현 유가 수준에서도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버리지조옵션스닷컴의 토드 호로위츠 창립자 역시 "좋은 기회들을 많이 찾을 수 있다"며 에너지 분야에 대한 낙관적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