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안 올랐는데, 진에어 '기내 컵라면' 33%↑ 왜?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임동욱 기자

진에어는 기내에서 제공중인 신라면컵 가격을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 인상했다./사진제공=진에어 홈페이지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가 최고 성수기인 여름 휴가시즌을 앞두고 기내식 컵라면 값을 33% 전격 인상했다. 컵라면은 유료로 기내식을 제공하는 LCC의 베스트셀러 품목이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기내(괌·오키나와 제외)에서 판매하는 농심 신라면컵(65g) 가격을 지난 6월29일부터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1000원(33%) 올렸다.

시중에서 이 컵라면의 희망소비자가격은 850원. 제조사인 농심은 2011년 11월 이후 단 한 차례도 해당 제품의 출고가를 올린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진에어는 가격을 33% 올렸고 별다른 공지 없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인상 이후 가격만 표시했다.

통상 식품업체들이 제품가격을 올릴 때 원가상승 등의 이유를 드는데 진에어는 아무런 명분 없이 슬그머니 가격을 올린 셈이다.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7~8월을 앞두고 가격을 높인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LCC는 항공운임이 저렴한 대신 각종 기내제품을 유상으로 판매해 수익을 내는 구조이므로 기내 베스트셀러인 컵라면의 가격이 오르면 그 이윤은 고스란히 항공사로 가게 된다.

진에어는 “2013년 8월부터 컵라면을 판매해 왔는데 그때도 4000원이 적정가라고 판단했지만 사업 초기 프로모션 차원에서 3000원으로 책정했었다”며 “사실상 가격을 정상화 한 것으로 예전부터 검토해온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무가 마케팅본부장(전무)을 맡고 있는 회사다.

한편 또 다른 LCC인 제주항공도 지난해까지 신라면컵(65g)·오징어짬뽕(67g) 단품을 3000원에 판매해 왔는데 올 들어 김치·단무지를 추가한 세트 메뉴로만 판매하면서 가격을 5000원으로 올렸다.

제주항공은 가격 인상분(2000원)에 김치·단무지 비용이 포함돼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지만, 탑승객들은 이제 단품만 원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세트 메뉴를 고를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단무지·김치를 함께 찾는 고객이 많았고 물류 효율화를 위해 세트 메뉴로 팔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