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말렸던 커피사업 '폴바셋', 500억원 사업 성장까지

(왼쪽)서울 용산구 한남동 폴바셋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오른쪽)폴바셋 연도별 매출 현황, 2015년 이후 수치는 전망치.

매일유업이 '폴바셋' 커피전문점 사업을 확 키운다. '커피 애호가'인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이 시험 삼아 시작한 사업이 수년간 두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자 주력 외식사업으로 힘을 싣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폴바셋 매장을 지난해 37개에서 올해 총 70개로 두 배 가까이 늘린다. 전체 매장수가 18개였던 2012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4배 급증한 숫자다. 2020년까지는 매장 200개, 연 매출 17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후발주자의 반란…고급화 전략 통했다=폴바셋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호주의 유명 바리스타 폴 바셋의 이름을 딴 브랜드다. 바셋이 고른 원두만 사용하고 그의 방식대로 커피를 추출한다. 김 회장이 바셋에게 직접 사업을 제안해 2009년 신세계 강남점에 1호 매장을 냈다.

매일유업은 2013년까지는 매장을 매년 5∼10개만 여는 등 폴바셋 사업 확장을 서두르지 않았다. 대신 커피전문점 시장을 분석하고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특히 서울 주요 백화점 식품관과 대형 복합쇼핑몰에 입점하는 등 입지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가격도 스타벅스, 커피빈 등 선두 업체보다 10∼20% 높은 고가 전략을 펼쳤다.

수년에 걸쳐 사업성이 확인되자 지난해에는 14개, 올해는 33개를 각각 추가로 연다. 이에 따라 폴바셋 매출액은 매년 2배 이상 증가하며 론칭 4년만인 2013년 1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74억원으로 57.4% 증가했고, 올해 목표는 510억원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폴바셋 사업 초기만 해도 포화상태인 커피전문점 시장에 뛰어드는데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며 "지금은 경쟁 속에서도 두드러진 실적 성장을 지속할 만큼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적 성장보다 내실…100% 직영 원칙 지켜=매일유업은 폴바셋의 성장성을 확인한 뒤 엠즈씨즈라는 계열사를 세워 분할했다. 분할 이전인 2012년까지는 13억원의 영업 손실이 났지만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회사 분할 첫해인 2013년 11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도 30%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프랜차이즈를 통한 양적 성장은 지양한다는 것이 폴바셋 경영 원칙이다. 가맹점을 모집하면 단기간 몸집을 키우고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직영점보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 품질 관리, 서비스 교육 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전문인력인 바리스타 수를 현재 365명에서 2020년까지 1400∼15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다른 커피전문점에 없는 독창적인 메뉴를 개발해 고객을 모으기로 했다. 일반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대신 에스프레소보다 30초 정도 길게 추출하는 '롱고'를 기본 커피로 판매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매일유업 제품군을 적극 활용해 라테 메뉴에선 저지방 2종(1%, 2%), 무지방 우유, 소화가 잘되는 우유 등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상하목장 우유로 만든 밀크 아이스크림도 특화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