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통합은행 출범 앞두고 리스크관리 본격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은행 출범을 앞두고 대기업 여신을 줄이는 등 리스크 관리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금껏 하나-외환은행은 대기업 여신 비중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아 위기 발생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기업 여신 비중을 줄이고 중소기업 및 소호(SOHO) 대출을 늘려 위험에 대비하고 나선 것.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대기업 원화 대출금은 지난해 연말(15조4420억원) 보다 12.7% 감소한 13조47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기업·소호(SOHO)대출 규모는 57조7010억원으로 작년 연말(53조7810억원) 대비 7.3% 증가했다.


외환은행 역시 대기업 대출을 줄이고 중소기업·소호 대출을 늘렸다. 외환은행의 대기업 원화 대출금은 지난해 연말(10조3010억원) 대비 10.3% 감소한 9조2530억원을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소호대출은 작년 연말(25조2990억원) 대비 9.4% 증가한 27조687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에서 대기업 여신이 기업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2%, 외환은행에서 대기업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29.3%로 다른 시중은행들이 10%대 후반이나 20%선에서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하나-외환은행의 대기업 여신 축소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대기업 여신은 경기가 좋을 때는 안정적인 고객이지만, STX, 대우조선해양 등과 같이 경기 악화로 부실이 발생할 경우 1개 기업이라도 은행 실적에 주는 충격이 크다.


더욱이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신용등급 1~3등급, 중소기업은 4~6등급에 속하는 경우가 많아 대기업으로부터 받는 대출이자 이율이 중소기업보다 낮아 수익성은 낮은 반면 충당금에 대한 위험은 크다는 부담이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대기업 여신을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소호 대출에 영업력을 집중시켜 여신 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은 가계 대출에 비해 리스크 부담이 커 점차 줄이고 있으며 대신 중소기업과 소호 대출은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연체율 관리에도 나섰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지만, 외환은행의 연체율은 최근 급등하면서 다소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6월말 기준 연체율은 0.55%로 지난해 2분기말 0.61%. 3분기말 0.81%, 4분기말 0.54%, 올해 1분기말 0.57%에서 꾸준히 낮아졌다. 외환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0.69%를 기록, 연말 0.49%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여기엔 최근 대기업 연체율이 높아진 것도 연관이 있다.

단, 대손충당금은 두 은행 모두 크게 늘어났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2분기에 쌓은 대손충당금만 각각 984억원, 748원으로 작년 연말보다 각각 10.7%, 1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손비용률은 하나은행의 경우 2분기 말 기준 0.33%를 기록, 지난해 연말(0.34%)보다 0.1%포인트 낮아진 반면 외환은행은 2분기 말 기준 0.7%를 기록, 지난 연말(0.62%) 보다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