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귀국…롯데호텔서 신격호 회장과 담판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김포공항 입국장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br><br>신 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대국민 사과 메시지와 함께 입장을 밝힌 뒤 김포공항을 떠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귀국, 경영권 갈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출국 후 엿새만에 귀국한 신 회장은 그간의 갈등으로 국민께 우려를 드려 죄송하다며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 "가까운 시일 내 아버지와 형을 만나겠다"며 이번 갈등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직접 설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자신의 말대로 이날 공항에서 곧바로 신 총괄회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로 이동, 아버지와 만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함께 배석했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신 회장은 그러나 최종 승패를 가르게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개최를 앞당길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6월30일 (정기) 주주총회가 있은 지 한달만에 주총을 다시 여는 게 합당한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며 "(주총 개최는) 이사회의 뜻이나 법적 절차도 고려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이번 경영권 갈등 와중에 악화된 국내 여론을 의식, "롯데는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한국기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롯데홀딩스 우호지분 확보 정도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신 회장은 아버지(신 총괄회장)나 형(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지분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여기서 얘기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양측이 모두 우세를 장담하는 우호지분 확보 정도에 대해서도 "얘기할 부분이 아니다"라는 말로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또 자신의 해임을 명령한 해임 지시서에 대해서는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지시서에 직접 서명한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자신이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일본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던 신 전 부회장은 일정을 취소하고 한국에 더 머물기로 했다. 이에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 신 회장 등 3부자가 모두 모이는 삼자대면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12시35분 도쿄 하네다공항행 전일본항공(ANA) 항공편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의 귀국과 관련, ,"신 회장이 무엇이 됐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카드를 마련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며 "신 전 부회장이 출국을 미루고 한국에 계속 머무는 것도 신 총괄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며 신 회장 귀국으로 인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