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만에 끝난 신동빈-신격호 회동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민동훈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신격호 총괄회장과 만났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불과 5분 만에 끝났다.

롯데그룹은 이날 귀국한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롯데호텔 집무실을 찾아 귀국 인사를 나눴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아버지 신 총괄회장에게 "출장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귀국 인사를 건넸고, 신 총괄회장은 이에 "어~"라고 짧게 답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만남은 5분간 계속됐지만 경영권 갈등과 관련한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귀국 인사에 신 총괄회장이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며 "다른 대화는 가족간 개인적인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이어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신 회장이 부친 면담 후 첫 공식일정으로 그룹 최대 숙원사업인 123층 롯데월드타워 현장을 찾은 것은 대내외적으로 그룹 경영권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신 총괄회장과 친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을 무효화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일본으로 건너간 지 일주일만이다.

그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 "이런 일이 일어난데 대해 국민께 죄송스럽다"며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롯데그룹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분쟁을 마무리할 롯데홀딩스 주총 일정에 대해서는 고심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정기 주주총회를 6월30일에 개최했는데 한 달만에 다시 주총을 여는 게 합당한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법적 절차도 고려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신 회장은 롯데에 대해 비판적인 국내 여론을 의식한 듯 "롯데는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한국기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그러나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