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업체가 태양광·풍력발전에 뛰어든 까닭

이제원 코센 대표/사진제공=코센

"6월1일부터 전라남도 고흥에서 25메가와트(MW) 태양광 발전소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단일설비로는 국내최대 규모로 여기서 생산한 전력은 한국수력원자력에 공급합니다. 연간 80억원 가량 매출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최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코센 (2,365원 ▼25 -1.05%)의 이제원 대표가 한 말이다.

코센은 1974년 설립된 스테인리스 강관 전문기업으로 '업계 사관학교'로 불리던 곳이다. 강관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데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소재는 수자원 설비에도 많이 쓰인다.

전통 제조업체인 코센이 생소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눈을 돌린 건 2012년 이 대표가 경영권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부터다. LG화학 정밀화학 사업본부 출신인 그는 태양광 설비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태양광 업황이 좋지 못하니 설비업체들이 제품을 싸게 판매했고, 이를 구매해 전력을 생산하면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력을 적정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느냐는 점이었다.


이 대표는 "환경규제에 따라 발전사업자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의무 구매해야 하는 비율이 있다"며 "태양광, 그리고 준비중인 풍력발전에서 생산할 전력을 함께 판매할 경우 수익성을 맞출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2012년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가 도입되면서 발전설비 용량 500MW 이상인 발전사업자는 매년 2%의 발전량을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충당해야 한다. 한국수력원자력 등 13개 발전사업자가 이에 해당한다.

제조업의 수익성은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지만 신재생에너지는 7% 가량 안정적인 영업이익이 가능하다는 게 이 대표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이후 사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고 자회사 코센KH를 통해 한국수력원자력과 2027년까지 약 480억원 규모의 계약이 체결되면서 기반이 잡혔다.

코센은 태양광 발전설비가 있는 고흥에 40MW 규모의 풍력발전 설비도 세울 예정이다. 연내 착공해 2017년 완공한다는 계획인데 풍력은 태양광에 비해 수익성이 2배가량 높아 실적개선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이미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9% 증가한 21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16% 늘어난 25억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다.

일단 태양광 전력판매는 7월부터 시작됐으나 관련 설비 납품실적이 발생했고 기존 스테인리스 강관사업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인 강종의 매출비중이 30%까지 늘었다.

이 대표는 지난달 있었던 지분매각과 그에 따른 주가약세와 관련해 "시장의 오해를 산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7월22일 보유주식 중 100만주(3.01%)를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했고 당일 2440원(장중)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1800원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이 대표는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로 인해 오버행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기관 주주들의 비중을 늘리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며 "지분매각은 이런 취지에서 이뤄졌는데, 이런 생각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게 아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