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게임 등 주도株 '주춤'..변동성 커진 코스닥

'오락가락'


승승장구하던 코스닥 시장이 변동성의 늪에 빠졌다. 바이오와 모바일게임, 화장품 등 주도 업종이 주춤하며 체력이 약해진 탓인지 외부 변동성에 대한 취약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조정이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코스닥의 하락폭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한다.

4일 증시에서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15.69포인트(2.20%) 오른 730.03에 장을 마쳤다. 모처럼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나타내며 4거래일 만에 730선을 회복했다.

다만 코스닥지수는 이날도 2% 이상 상승하며 최근의 높은 변동성 장세를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7거래일 동안 코스닥지수는 하루(7월28일)을 제외하면 모두 1% 이상 변동했다. 이 7거래일 동안 2% 이상 움직인 날도 3번 있었고, 이중 하루(7월27일)는 3%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단 하루(8월3일) 1.07% 하락했을 뿐 나머지 기간 변동률은 모두 1%를 밑돌았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역시 기업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증시 약세, 중국 경기 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올해 가파르게 성장한 코스닥의 경우 바이오 등 주도 업종의 고평가 논란까지 더해지며 보다 큰 변동성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코스닥의 경우 7월말 기준 시장 전체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약 2.11배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를 정도로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코스닥은 바이오, 모바일게임, 화장품 등 시장을 견인했던 주도 업종이 약세를 나타내며 성장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지난 7월 3일 7635.90까지 올랐던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이달 4일 6670.35으로 약 한 달간 12.64% 하락했다. 모바일게임 업종 등이 포진한 코스닥 디지컬컨텐츠업종지수는 지난달 24일 1690.06에서 이달 4일 1530.17로 약 1주일여 만에 9.46% 떨어졌다.

화장품 종목이 포함된 코스닥 화학업종지수 역시 최근 하락세다. 코스닥 화학업종지수는 지난달 2일 3678.93에서 이달 4일 3122.92로 한 달여 만에 15.11% 내렸다. 대표적으로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산성앨엔에스 (2,235원 ▼150 -6.29%)는 지난 6월말 장중 12만원을 넘어섰던 주가가 이달 4일 6만6500원까지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다.

특히 그동안 코스닥을 이끈 바이오 업종의 경우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외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일정 부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구나 최근 한미약품 (300,000원 ▼6,000 -1.96%) 사례에서 보이듯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채 급등한 바이오 종목의 경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급락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제약 바이오 업종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진행중인 고령화에 따른 수요 성장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미 너무 PER(주가순이익비율)이 높은 상황이어서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주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코스닥은 코스피 침체의 대안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게 유입됐고 특히 제약 바이오 업종은 대형주의 조정 기간 급격하게 상승했다"며 "이 과정에서 제약 바이오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모두 현재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중기적으로 고점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 팀장은 "코스닥보다 오름폭이 적었던 코스피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대형주가 상승 흐름으로 가기엔 거시경제 기반이 약하다"며 "다만 국내 증시가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게 될 경우엔 코스닥이 더 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높은 변동성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현재 시장 컨셉이 저금리와 저유가라고 볼 경우 소비재 관련 종목이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