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자, '50대-남성-서울대'…구성 다양화 실패 논란

머니투데이

황재하 기자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대법원이 처음으로 대법관 후보자의 명단을 공개하며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구성 다양화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개된 후보자 3명이 모두 '50대, 남성, 서울대'라는 이른바 '대법관 공식'의 획일적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는 4일 오후 회의를 열어 민일영 대법관(60·연수원 10기) 후임으로 천거된 37명 중 후보자를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55·13기) △성낙송 수원지법원장(57·14기) △이기택 서울서부지법원장(56·14기)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양승태 대법원장을 비롯한 14명 중 11명이 서울대 법대 판사 출신으로 구성이 획일적이라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실제 일본 최고재판소는 15명의 재판관 중 판사 6명, 변호사 출신 4명, 검사 출신 2명, 기타 직역 3명으로 구성돼 우리 대법원과 구성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후보자가 공개되자 3명이 모두 법관 출신인 점을 지적하며 "대법원이 말해온 구성의 다양화가 '헛구호'였음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며 비판했다.

또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소수의견이나 반대의견 하나 없는 전원일치 판결을 잇달아 선고했다"며 "이는 대법원의 구성이 다양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김종인 추천위원장은 "후보자들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충실히 보장할 수 있는 법률가로서 뛰어난 자질을 갖춰 대법관 후보에 적합하다"며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자질과 능력 면에서 외부 인사들 중에서는 적격자를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후보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정치적·사회적 논란과 갈등을 막기 위해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투명성 논란이 일자 최초로 추천받은 후보 3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아울러 지난달 열흘에 걸쳐 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비 후보자들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민 대법관은 다음달 16일 퇴임한다. 양 대법원장은 3명의 후보자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