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블랙박스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되다

변동성이 심한 중국증시에 한가지 희망이 있다. 바로 베이다이허 회의다. 보통 8월 10일 전후로 개막되던 회의가 1주일 가량 당겨지며 지난 3일 개막했다는 소식이다.

베이다이허 회의란 중국 허베이(河北)성 보하이(渤海)만 해변 휴양지 베이다이 호수에서 중앙 정치국 위원들, 공산당 지도부와 지방정부의 당서기, 기존의 원로들까지 매년 여름 한 차례 국정을 논하며 여름 휴가를 즐기는 자리이다. 원래 마오쩌둥이 집권할 당시 한여름에 가족들을 대동해 베이다이허 별장에서 한 달 가까이 머물곤 했었고, 자연스레 다른 공산당 지도자들도 주변에 모여들어 함께 휴양을 즐겼다. 이를 덩샤오핑이 이어받았고, 이것이 베이다이허 회의의 실체이다.


현재 베이다이허 회의는 1958년부터 공식화되었으나, 비공개적인 자리인지라 신화통신이나 인민일보를 대동하진 않는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다뤄지는 안건들은 공개되진 않아 중국 정치계의 블랙박스라는 별명도 있다. 보통은 경제적인 안건은 배제하고 정치적인 라인이 형성되는 자리로 알려져 있고, 원로들의 비중이 높아 이곳에서 원로정치가 이루어 지기도한다. 그런데,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가 과거와 다른점이 있다면 증시와 경기에 대한 입장정리도 언급될 것으로 보이며, 많은 원로들이 별세하거나 부정부패로 숙청된 데 반해 시진핑의 측근들이 대거 참석한다는 점이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13차 5개년 계획을 앞두고 10월말에 열리는 5중전회에서 그 키워드가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그 직전에 열리는 가장 큰 행사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중국의 증시나 경기에 대한 불안은 결국은 ‘시스템’에 대한 불안이고, 그 시스템은 중국 특유의 방법으로 돌아간다. 중국 특유의 정책과 시행방법은 정치적인 문제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중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부동산도 아니고, 그림자 금융도 아니다. 바로 ‘사람’이다. 정치적 안정이 최우선 목표인 중국정부… 이런 중국정부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민란, 폭동, 반란이다. 때문에 중국의 모든 수뇌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베이다이허 회의 시기에는 흉흉해진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미니 부양책들이 출시되곤 한다. 중국의 이번 비공식적인 정치회의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을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