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心 사로잡은 '통 큰 바지'...F/W시즌 패션계 '총력전'

여성들의 옷차림이 '통 크게' 시원해지고 있다. 무심한 듯 시크한 '놈코어' 패션 트렌드와 발맞춰 각광받고 있는 것이 바로 헐렁한 핏의 '와이드팬츠'다. 올 여름 판매량이 급증하자 각 패션브랜드들은 가을겨울(F/W) 시즌 와이드팬츠 구성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5일 LF에 따르면 여성복 브랜드 '질스튜어트(JILLSTUART)'는 올해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와이드팬츠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평소 로맨틱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디자인으로 눈에 띄는 브랜드이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 니즈를 반영해 와이드팬츠를 도입했다.

패턴과 디자인은 물론, 폴리, 쿨울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구성을 갖췄다. 8월 현재 출시된 모든 와이드팬츠 물량을 판매했고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2차 재생산(리오더)에 들어갔다.

패션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편집매장 및 SPA브랜드에서도 압도적인 인기이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본점에 입점해 있는 코스(KHOS) 편집매장 브랜드 ‘더 리프트(The Lift)’는 와이드팬츠 스타일 수를 지난해 4~5개에서 올해 22가지로 대폭 늘렸다.


제일모직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올해 2월에서 지난달까지 와이드팬츠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제품 종류도 지난해 10가지에서 26가지로 대폭 늘었다. 바지통이 아주 넓어 치마처럼 보이는 와이드팬츠의 경우 금방 동이 난 히트 아이템이다.

30대 후반 이상 여성고객들이 찾는 브랜드 구호(KUHO)도 와이드팬츠 열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생산량을 20% 늘리고 오가닉 컬러, 스웨이드코튼린넨 등 천연소재도 적극 도입해 내놓았다.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의 와이드팬츠/사진제공=제일모직

와이드팬츠의 가장 큰 인기비결은 활동적이고 편안한 착용감이다. 그리고 정장과 캐주얼 어느 쪽으로도 무난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제일모직의 관계자는 "최근 여성들이 실용적이고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데 이를 멋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이 와이드팬츠"라며 "활동적이면서도 포멀한 분위기를 연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에 각 브랜드들은 오는 가을겨울 시즌에도 와이드팬츠를 주력 아이템으로 내놓아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에잇세컨즈는 와이드팬츠를 포함해 팬츠 종류를 전체 생산량 대비 30% 가까이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더 리프트'는 현재 바지 상품 중 25% 정도를 차지하는 와이드팬츠 비중을 50% 이상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LF 여성복 담당 CD 최경원 상무는 "전 패션 영역에서 캐주얼화가 눈에 띄는 가운데 대중들의 기호가 반영된 와이드팬츠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며 "F/W 시즌에도 다양한 길이감의 와이드 팬츠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잇세컨즈 황지현 수석보는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도 와이드팬츠가 다양한 소재와 패턴으로 출시될 것"이라며 "짧은 길이의 아우터와 환상적인 스타일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