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항변…30만개 일자리 창출, 수십조 투자

롯데그룹에 대한 공세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 연일 파상공세를 펼치며 롯데를 포함한 대기업을 '악의 축'으로 몰아가고, 시민단체도 불매운동을 펼치며 '반(反)롯데' 정서 확산에 불을 붙였다.


특히 롯데가 일본에서 시작됐지만 한국에 뿌리를 내린 지 49년째로 반세기 가까이 경제에 기여한 점은 도외시하고 불신만 증폭시키는 것은 과도한 비판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5일 "소유·지배구조를 기준으로 기업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천박한 일"이라며 "기업이 실질적으로 자리 잡고 해당국가에서 일자리를 얼마나 창출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롯데는 80여개 계열사를 통해 13만명(정규직 9만5000명)을 직접 고용한다. 세븐일레븐, 롯데슈퍼 등 가맹점주와 협력사 직원까지 더하면 3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은 한국에 재투자된다. 한국롯데의 지주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근 3년간 1400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해 국내에서 5조70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는 사상 최대인 7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가 한국에 뿌리내린 지 50여년간 재투자와 고용창출 등을 고려하면 한국에 기여한 금액은 수십조원을 넘는다고 롯데는 주장했다.


법인세도 한 해 수천억원씩 낸다. 롯데는 지난해 8000억원, 2013년 7000억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다.

면세점과 호텔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모으는 효과도 크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의 60%(2조4000억원)을 외국인으로부터 벌었다.

개발독재 시절 '정경유착'을 통해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도 시대상황을 고려해야한다고 롯데는 반박했다. 신 총괄회장은 1948년 일본에 롯데제과를 설립해 사업하다 한·일 국교 정상화 후인 1966년 한국에 진출했다.

일각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신격호라는 한국 이름으로 51%, 시게미쓰 다케오라는 일본 이름으로 49%를 투자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당시는 합작법인을 세울 때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을 수 없어 불가피하게 49%의 지분은 일본 이름으로 등록했다는 것이 롯데 측 해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외자 유치에 목마른 정부가 신 총괄회장의 한국 진출을 돕기 위해 편법을 쓰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이 한국에 롯데호텔 건립한 시기는 1973년인데 당시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관계자는 "그 정도 규모의 자금 투자는 당시 일본의 외화관리법 등에도 저촉되는 부분이 있어 편법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한국의 전체 수출액은 32억2000만 달러로 신 총괄회장이 들여온 자금은 전체 수출액 대비 0.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액이 5731억 달러임을 감안해 단순 비교하면 요즘 가치로는 52억 달러(6조940억원)에 해당한다.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도 당시 일본으로서도 거액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이다. 일본 정부가 순순히 반출을 허락했을 리가 없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L투자회사 등 방법으로 자금을 한국에 들여왔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입장에서는 어려울 때 한국으로 오라고 해서 토착기업으로 성공했는데, 이제 와서 일본기업이라는 오명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며 "분명 지분구조 등에는 문제가 있지만 마녀사냥 식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