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한국금융지주, 인터넷은행 손잡은 배경

인터넷전문은행 추진경과/자료=한국금융연구원

다음카카오 (47,400원 ▼700 -1.46%)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제휴를 공식화하며 시장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후보기업들은 지난해부터 거론됐으나 사업자 구성 등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IT기업과 증권업계의 제휴는 시너지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업계 판도변화에 상당한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10월1일까지 신청이 완료되는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고,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모바일을 토대로 한 서비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다음카카오는 컨소시엄 내에서 최대 10% 지분을 가져가고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분 50%로 1대 주주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신한·KB국민·하나·기업·우리 등 시중은행에도 컨소시엄 참여를 타진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카카오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진출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인데, 주력 파트너가 누가 될 것이냐가 명확치 않았다. 한 때 은행권도 거론됐으나 시너지 측면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가장 큰 점수를 받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시중은행은 기존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조금만 보완하면 자체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캐피탈, 저축은행, 증권 등 다양한 자회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다음카카오 입장에선 오히려 '경쟁상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반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일정규모의 오프라인 영업망과 함께 주식, 채권,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이 있어 은행 여수신 업무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다.

한국투자금융지주에는 증권부문의 한국투자증권과 자산운용 부문의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라는 든든한 자회사가 있다. 여기에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제2금융 자회사도 보유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필요한 대부분의 업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전국 95개 지점을 비롯해 총 107개 영업망(올해 3월말 기준)이 있어 오프라인 채널도 충분하다.

이런 맥락에선 모든 증권사가 후보로 거론될 수 있으나 다음카카오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맺어온 인연이 이번 제휴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11년 카카오에 50억원의 초기투자를 단행한 인연이 있다. 카카오가 3400만원 매출액에 적자를 기록하던 시절이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올 초 한국투자파트너스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장 트렌드와 벤처문화 등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는 등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쉽게 풀리기 어려웠던 현안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과 다음카카오의 김 의장의 면담으로 쉽게 마무리된 배경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