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2분기 연속 적자…채권단 "매각가와 상관없어"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금호아시아나

금호산업 (4,195원 ▼40 -0.94%)이 채권단 전체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11일 2분기 연속 적자 실적을 내놓았다. 금호산업이 밝힌 올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144억원으로, 1분기(-8억6000만원)보다 적자 규모가 17배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손실이 153억원에 달한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상반기 메르스 사태로 인해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악화된 영향을 받아 적자를 기록했다”며 “건설 자재 원가 상승 등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실적 발표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채권단의 지분 매각가 협상에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 관련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당초 채권단이 금호산업 지분 50%+1주 가격으로 1조200억원(주당 5만9000원)이란 높은 매각가를 제시하자 이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란 게 업계 분석이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해선 인수가격이 낮아야 하는데 실적이 저조할수록 가격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번 실적 발표가 매각가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 실적은 단순히 금호 계열사 사이의 상표권이전등록 등 소송에 따른 것일 뿐, 매물 가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기존 입장에서 크게 바뀌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12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도 매각가에 대한 논의보다 매각 관련 진행 경과 등을 보고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게 채권단 설명이다.

양측의 입장이 확고한 가운데 박 회장이 채권단 제시가격을 계속 거부할 경우 채권단은 금호산업을 제3자에게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