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3000억 中헝셩그룹 IPO 본격화

중국 헝셩그룹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콘텐트미디어(영국)와 로스웰전기(중국)도 거래소와 상장을 위한 사전협의에 나서면서 연말 외국기업 상장이 연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완구·콘텐츠업체 헝셩그룹은 최근 코스닥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기업 가치를 2600억~3300억원으로 책정했다. 공모예정 주식수는 2000만주로 660억~82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주식은 액면가가 없는 무액면 주권이다. 주식에 금액이 표시되지 않고 주식수만 회계상에 기재된다. 기업의 입장에선 액면가와 관계없이 신주를 발행할 수 있어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헝셩그룹이 등록된 홍콩은 지난해 주식액면가 제도를 폐지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1992년 설립된 헝셩은 완구제조를 시작으로 사업범위를 패션, 캐릭터 상품,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넓혔다. 2012년에는 자체 제작한 애니메이션 '재짓(Jazzit)'을 CCTV에서 방영했고, 이듬해에는 캐릭터 상품을 이용한 아동복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에 상장하는 헝셩그룹은 지주회사로 완구회사와, 의류회사, 애니메이션회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2000억원, 순이익 260억원을 기록했다.

헝셩그룹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국내 아동복·애니메이션 업체 인수해 한국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미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드림써치C&C와 EBS가 공동 제작 중인 '점박이2'에 12억5000만원 규모를 투자했다.


최근 증권가가 외국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증시를 두드리는 외국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상장한 외국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특히 중국기업은 2011년 6월 완리인터내셔널홀딩스가 마지막이다.

올해는 헝셩그룹에 앞서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중국)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콘텐트미디어와 로스웰전기는 거래소와 상장을 위한 사전협의를 진행 중이다. 외국기업은 예비심사를 청구하기 전 거래소와 한 달간 협의를 거친다. 이들도 사전 협의가 끝나는 대로 예비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업계에선 미국의 조이시스템을 포함에 총 5개의 외국기업이 올해 상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국내 기업설명회(IR)를 대비해 대행사를 선정하는 등 상장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중국 기업의 경우 IR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중국 기업은 국내에 16개 기업이 상장해 6개가 상장 폐지됐고 2개 기업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의 잉글우드랩이 최근 상장 주관사로 하나대투증권을 선정했다"며 "외국기업의 주관사 계약 체결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외국기업의 한국증시 상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권사와 주관사 계약을 맺은 외국기업은 20여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