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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감옥에서 나온 최태원회장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5.08.24 07:10|조회 : 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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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에서 전해지는 얘기 하나. SK 최태원 회장이 1000일에 가까운 감옥살이에서 나오기 1주일 전쯤 한 목회자가 면회를 갔다. 당시 밖에서는 최 회장 석방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때라 이 목회자도 광복절 특별사면 얘기를 꺼냈다. 그랬더니 최 회장이 이렇게 말하더란다. “내가 여기 있는 것도 하나님 뜻이고, 나가는 것도 하나님 뜻입니다. 같이 기도나 하시지요.”

불가에서는 ‘번뇌가 곧 보리’라고 한다. 고통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최태원 회장은 긴 고통의 세월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어떤 깨달음을 얻은 듯싶다.

재계에서 회자되는 얘기 하나. 공학도 출신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은 미술뿐 아니라 인문학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노 관장이 최 회장의 감옥살이 기간에 ‘주역’을 열심히 공부했단다. 이 분야에 정통한 모 대학교수 강의를 들었는데, 강의에 빠지는 날에는 녹화를 떠와서 들을 정도로 주역에 빠졌다고 한다.

노소영 관장이 몰입한 주역은 주나라 문왕이 유리에서 7년의 옥살이를 하면서 연구한 결과다. 최 회장만큼이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 노 관장이고 보면 그가 주역 공부를 한 게 우연은 아닌 듯싶다.

주역에는 ‘군자가 때를 만나면 가마를 타지만 때를 만나지 못하면 머리에 물건을 이고 지나간다’는 구절이 나온다. ‘궁하면 자신의 몸이나 닦고, 때가 이르면 천하를 다스린다’는 의미다.

재계서열 3위 SK그룹의 총수 최태원 회장은 가마를 타기는커녕 가마를 메고 1000일에 가까운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이번에 특별사면으로 나오긴 했지만 그는 법정형기의 3분의2 이상을 채웠다. 일반인도 이 정도 형기를 채우면 석방되는 현실 앞에서 그가 재벌 총수라서 특혜를 받았다는 논리는 비약이다. 지난해 성탄절 특사로 풀어줬더라면 혹시 모르겠다.

재계 역사상 최 회장만큼 오랜 기간 감옥살이를 한 총수는 없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사회통념을 깨고 사실상 죗값을 제대로 치르고 나온 첫 사례다. 그래서 최 회장의 출소는 당당하고 떳떳하다. SK 법무라인의 재판전략 부재와 그릇된 판단으로 법원으로부터 미운 털이 박혔다 해도 1000여일의 감옥살이는 너무 가혹했다. SK 최태원 회장의 석방은 시혜도 아니고 은전도 아니다.

최태원 회장은 달랑 성경책 1권 들고 교도소 문을 나섰다. 그의 말처럼 이게 절대자의 뜻이라면 그것은 때가 왔으니 이제 제대로 천하를 한 번 다스려보라는 의미일 게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14일 출소 이후 제대로 쉬지도 않고 강행군하는 것은 바로 이런 깨달음에서 온 어떤 절박함 때문일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구속되기 직전에 승부수를 던져 인수한 SK하이닉스는 최 회장 부재중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정유·에너지·통신부문은 하루빨리 턴어라운드해야 한다. 최태원 회장은 오너경영의 강점을 경영성과와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여기에다 평소 강조한 기업문화와 브랜드의 정점에 최 회장 본인이 직접 섬으로써 구성원들이 깨끗하고 투명한 SK 기업문화에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현실화된다면 롯데의 경영권 분쟁이나 삼성의 엘리엇 사태 등으로 야기된 재벌기업과 오너 경영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고 재계 전체가 다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 무거운 책임이 최태원 회장과 8만여 SK맨의 어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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