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디젤차값 인상…액셀 밟는 가솔린 세단

크라이슬러 300C. /사진제공=FCA코리아

한국GM이 최근 출시한 준대형 세단 쉐보레 임팔라가 사전 대수만 3000대를 돌파하는 등 초반 히트를 치면서 국내 세단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임팔라는 한국GM의 가솔린 플래그십 세단이다. 주행 성능이 뛰어난데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안전·편의 사양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매겨져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위주였던 자동차 시장 판도가 변화할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다. '높은 연비'라는 디젤 자동차의 장점이 배럴당 30달러대의 저유가로 상당 부분 희석됐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디젤 차량이 친환경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 6'를 적용하게 되면서 가격 부담이 가중됐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가솔린 차도 엔진 개선과 디자인, 소재 변경으로 연비 효율이 좋아진데다 '디젤차'를 충분히 경험해 본 소비자들이 이제는 출력이 높고 좀 더 정숙한 차를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임팔라 이전에도 '가솔린 세단 부활'의 전조는 있었다. 일부 준대형, 대형 가솔린 세단이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을 점차 늘려 왔던 것. 이들 차의 특징은 높은 주행 성능에 디젤 세단이 흉내낼 수 없는 정숙성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몇몇 모델을 잇따라 시승하면서 가솔린 세단의 장점을 확인했다.

크라이슬러 300C 내부. /사진제공=FCA코리아

◇'디젤' 없이도 잘 나가는 크라이슬러 300C = 300C는 지난달 99대가 국내에 등록됐다. 계약 대수는 훨씬 많지만 국내 도입 물량이 그것뿐이었다는 게 수입사인 FCA코리아 측 설명이다. 300C는 지난달 모델 부분변경이 이뤄지면서 디젤 모델은 사라지고 3.6리터 가솔린 엔진을 단 모델만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후륜구동이 4480만원, 4륜구동이 5580만원이다. '디젤'이라는 선택지가 사라졌음에도 지금 계약을 하면 11월에야 차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300C는 차의 크기가 '웅장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앞뒤 길이가 5045mm, 폭은 1905mm인데, 크롬으로 장식된 대형 그릴과 각진 지붕 라인 때문에 더욱 커 보인다. 인테리어는 미국 워즈오토(Ward’s Auto)로부터 '10대 베스트 인테리어(10 Best Interiors)'로 선정될 정도로 수준급이다. 천연목과 나파가죽 등 고급 소재를 사용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차분하다. 큰 차체에 걸맞게 내부는 넓다. 뒷좌석에서도 다리를 뻗기 넉넉하며, 요즘 유행인 쿠페 스타일을 따르지 않아 머리가 차 천장에 부딪힐 염려도 없다.

차의 시동을 켜고 가속 페달을 밟자 묵직하면서 부드러운 주행이 시작됐다. 차량 내부는 그 어느 프리미엄 세단 못지않게 정숙했다. 앞쪽에서 들리는 엔진음은 규칙적이고 부드러워 안정감을 줬다.


300C에 장착된 3.6L 펜타스타(Pentastar) V형 6기통 엔진은 2011년부터 3년 연속으로 워즈 오토(Ward’s Auto)로부터 ‘10대 베스트 엔진(10 Best Engines)’에 뽑힐 만큼 완성도가 높은 엔진이다. 최대 286마력의 힘과 3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 덕분인지 변속은 극히 부드러웠다. 시속 100km를 훨씬 넘는 고속 상태에서도 차가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인피니티 Q70./사진제공=인피니티

◇소리까지 '럭셔리' 인피니티 Q70 = 인피니티 Q70은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됐다. 출시 당시만 해도 '아우' Q50처럼 흥행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인피니티 측은 기대했지만, 막상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한 달 20대 안팎 팔린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7대가 판매되는 등 최근 들어 낮은 각도나마 상승 곡선을 그리며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Q70은 Q50과는 달리 디젤 모델(3.0d, 6대)보다 가솔린 모델(3.7, 21대)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5750만원, 디젤 모델이 6220만원이다.

인피니티 Q70은 엔진소리부터 남다른 차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엔진에서 발생한 소리가 섬세하면서도 부드럽다. 이 차에는 차량 운전 시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 시키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이 탑재됐다. 차량 천장에 장착된 2개의 마이크를 통해 차량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 박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4개의 도어 스피커와 우퍼를 통해 불편한 소음을 상쇄시키는 음파를 내보내는 기술이다. 귀에 들리는 엔진소리까지도 잘 조율됐다는 얘기다.

특히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오디오를 켜면 콘서트홀에서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외부 소음의 정도와 주파수를 마이크가 감지해 역주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시켜주기 때문에 콘크리트 노면을 고속으로 달릴 때도 볼륨을 높일 필요가 없다. 여기에 7번의 작업을 거쳐 탄생하는 우드 트림 등이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인피니티 Q70 내부./사진제공=인피니티

Q70에 사용된 V형 6기통 3.7리터 가솔린 엔진은 미국 자동차 매체 ‘워즈’가 세계 10대 엔진으로 14년 연속 선정한 엔진이다. 현재까지 리콜 전력이 한 번도 없다. 7500rpm에서 최고 출력 333마력, 5200rpm에서 최대 토크 37.0kg.m를 뿜는다. 시내 구간의 급가속과 급감속, 고속도로 구간의 고속 운행 등 어느 주행 조건에서도 운전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기아자동차 K7. /사진제공=기아자동차

◇ 풀체인지 앞두고 부활한 기아자동차 K7 = 기아차 K7은 2009년 출시된 첫 달 3100여대가 판매되는 등 출시 초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차다. 하지만 신차 출시가 늦어지면서 지난 2월 판매량이 1320대에 그치는 등 기세가 한 풀 꺾였다. 그러던 중 지난달 들어 올들어 최대치인 1901 대가 판매되는 등 여느 신차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현재 팔리는 K7은 2012년 11월 부분변경돼 출시됐으며, 2984만원(2.4 가솔린 직분사 엔진)부터 3902만원(3.3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가격대다.

K7는 시속 170km의 상황에서도 정숙성을 유지하며 달린다는 점에서 적어도 주행성능에서만큼은 형제 모델인 현대차의 그랜저보다 우위에 있다는 느낌이다. 인테리어는 아날로그시계를 센터페시아에 장착하고 나파 가죽 소재로 시트를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외부에 탑재된 4개의 카메라 영상을 합성해 차량 주변의 360도 전체 모습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VM)'은 초보 운전자도 주차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후방충격 저감 시스템 역시 고급차에 주로 들어가는 편의·안전사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