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글로벌 증시, 분위기 반전 시작됐나

한국 증시가 이틀째 반등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이 지급준비율과 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일본과 미국 등도 반등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터닝 포인트'를 맞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26일 오전 11시1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3.75포인트(1.29%) 상승한 1870.3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1843.70(-0.16%)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등락을 반복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안정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일에 이어 개인과 기관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개인은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1600억원 순매수 하고 있고 기관도 100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전일까지만 해도 한국 증시의 반등세에 대해 하루 이틀에 그치는 초단기적 반등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짙었다. 그러나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분위기가 몇 시간 새 달라진 모습이다. 중국이 지준율과 기준금리를 동시에 인하했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5일 저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5번째 인하다. 인민은행은 이와 함께 다음 달 6일부터 지준율도 현행 18.5%에서 18%로 0.50%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다시금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차이나쇼크'로 출렁였던 글로벌 증시도 조금은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경기부양책을 평일에 제시함으로써 중국 정부역시 급박함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추가 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 증시가 1%대 반등을 보이는 것을 비롯해 일본 니케이225도 장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큰 폭의 조정을 받던 미국 증시도 전일 반등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막판 하락 반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추세전환을 이뤘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증시 급락의 진원지였던 중국 증시가 여전히 급락세를 이어가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신흥국 증시를 흔들었던 미국의 금리인상도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전일 뉴욕증시가 장 막판 10분을 못 버티고 하락 반전한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설명이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서장은 "원인을 제공했던 진원지의 상황이 바뀌어야하는데 중국이 아직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최 부서장은 이어 "국내 증시 역시 당장은 빨간색을 띄고 있을지 몰라도 미국이나 중국의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않는 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되며 증시 상승에 제한을 받을 것"이라며 "외국인의 매도세라도 멈춘다면 증시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써는 그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24일 하루 만에 7200억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낸 뒤 이튿날에도 5300억원의 매물을 토해냈다. 이날도 현재 3300억원 대 순매도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진국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더라도 신흥국은 당분간 반등을 지속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이 글로벌 환율전쟁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신흥국에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중국정부가 단행한 지준율 인하 등 일련의 조치들은 자본재와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에 우호적인 조치"라며 "당분간 신흥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선진국의 경우 다소 약세를 보이면서 신흥국과 선진국 간 상대적인 갭을 매우는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