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스포츠가 군집로봇과 만난다면

바야흐로 드론의 시대다. 드론은 군사, 유통, 재난 현장, 영상 촬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동안 사람들의 손이 미치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 스포츠도 등장했다.드론 스포츠의 출현은 드론 마니아들에게는 낯설지 않다.

7월 16~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타디움에서 이틀 동안 첫 전국 단위의 드론레이싱 챔피언십 대회가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각자 드론에 설치된 캠에서 전송하는 드론 시점의 1인칭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고글을 착용했다. 이를 통해 마치 자신이 드론에 탑승한 것처럼 드론을 조정해 참가 선수들과 레이싱 경주를 겨뤘다.


참가 선수들은 개인 챔피언십 경주, 타임 트라이얼 경주, 팀 경주, 자율비행 등과 같이 다양한 형식으로 드론 레이싱을 즐겼다. 총 상금 2만 3000달러,1만 2000명의 관람객, 15개 리그에서 모인 120명의선수들이 참가한 이 거대한 행사는 기계를 이용한 최대의 1인칭 시점 레이싱 경주로 기록됐다.

미국뿐만 아니라 뉴질랜드에서도 1월 이후 2개의 드론 레이싱 리그가 출범했으며, 국내에서도 5월 안산창공비행장에서‘ 제2회 FPVtree 멀티콥터 레이싱 대회’가 열려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첫 번째 전국 단위의 드론 레이싱 챔피언십 대회

뉴질랜드, 미국 등 드론 스포츠 활기
많은 매체에서 드론 레이싱 대회의 관심이 지금보다 고조될 것이며 그 규모도 계속 커질 것으로전망했다. 드론 스포츠의 출현은 앞으로 이 분야가 계속 진화할 것이라는‘ 예고편’이다. 드론 스포츠 분야가 계속 발전하고 진화한다면,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그 누구도 정확하게 말할 수 없겠지만, 현재 전 세계의 드론 연구 추세로 보면 드론 레이싱과 같이 드론을 1대1로 제어하는 시스템이 보다 발전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 선수가 하나의 드론만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조종할 수 있지 않을까? 군집로봇(Swarm Robots) 기술이드론 스포츠와 접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군집로봇은 다수의 로봇이 공동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협업을 이뤄 시너지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군집로봇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한 종류의 로봇으로 이뤄진‘ 스웜봇(Swarm bot)’과 다양한 기능을 갖고 서로 보완관계에 있는‘ 스워마노이드(Swarmanoid)’로 나눌 수 있다.

스웜봇은 동일한 로봇이 편대를 구성해 무거운 물체를 운반하는 등의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는 반면, 스워마노이드는 시각, 운반 등 각각의 특화된 로봇이 함께 움직여 공동 임무를 수행하는 형식이다. 만약 이 두 가지 형태가 드론 스포츠에 적용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은 영화에서 적절한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먼저 스웜봇의 형태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이 타고 있는 함선을 공격하는 센티널 로봇 형태와 같다. 같은 기능을 가진 수많은센티널은 서로 협업해 주 타깃을 효율적으로 공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드론 스포츠에서는 조종사 한 명이 명령을 내려 드론 편대를 지휘해 주 타깃을 빠른시간 내에 함락시키는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

스워마노이드의 형태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이 살고 있는 시온동산에 침투하는데 쓰인거대한 톱니바퀴 로봇과 같다. 톱니바퀴 로봇은 센티넬과 협업해 시온동산의 방어막을 뚫는다. 방어막이 뚫기면 센티넬은 구멍 난 방어막 사이로 침투한다. 이렇게 이종의 기능을 가진 로봇이 협업하는 것처럼 드론 스포츠에서는 조종사가 주 타깃을 함락시키기 위해 다른 기능의 로봇을 투입해 목표를 달성하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아직은 공상과학처럼 들릴 수 있지만, 현재 공개된 군집로봇 기술을 봐도 이미 몇 년 전에 이 같은시나리오를 실현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이 이뤄졌다. 아직은 기술적인 문제로 야외에서 드론의 편대 비행이 어렵지만 모션 캡처가 설치돼 있는 통제된 실험실에서는 여러 대의 드론을 편대 비행해 대형을 바꾸고 특정한 명령을 수행하는 정도의 기술은 가능하다.

2012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GRASP연구실에서 진행한 연구는 무수히 많은 드론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유연하게 날아다니며, 무인비행체 편대를 선보였다. 놀라운 점은 이들이 자율적으로 대형을 바꾸며 편대를 형성했다는점이다.또 놀랄 정도로 적절한 간격 유지와 우수한 자율편대 비행 능력을 보여줬다.

따라서 앞으로 드론 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면 군집로봇 기술을 드론 스포츠와 접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생길 수 있다. 드론 스포츠와 군집로봇 기술의 접목은 드론 스포츠 분야가 미래형 기계전략 스포츠로 발전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앞으로 드론 레이싱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는다면, 다양한 종목의 드론 스포츠가생겨 군집로봇 기술과 함께 발전할 것이다.

연세대학교 UX Lab 인지공학스퀘어(박지섭, 강민구, 조광수)


[본 기사는 테크엠(테크M) 2015년 9월호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과 테크M 웹사이트(www.tech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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