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하나)+1(외환)=2+α…'글로벌 뱅크'로 거듭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결합은 여러모로 은행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 일대 사건이다. 2006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대규모 합병이라는 점에서다.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은 악화된 금융환경 속에서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KB국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을 제치고 업계 리딩뱅크로 부상하는 만큼 규모에 걸 맞는 질적 성장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KEB하나은행을 2017년까지 총자산 300조원, 순이익 2조원의 은행으로 키워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서는 외환은행이 갖고 있는 국제금융, 외환금융, 기업금융에서의 강점과 하나은행이 갖고 있는 소매금융, 자산관리, 스마트금융 분야의 강점을 극대화 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야지만 가능하다.
외환은행이 한번도 다른 은행과 통합하지 않은 '순혈주의'를 지켜왔음에도 하나은행이 이미 충청·서울은행 등에 대한 풍부한 합병 경험들을 갖고 있어 화학적 결합엔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함영주 통합은행장 내정자가 영업은 물론이고 두터운 내부 신망을 바탕으로 조직을 아우를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란 점도 KEB하나은행의 시너지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출범하는 KEB하나은행에겐 외환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은 무엇보다 든든한 전력이다. 외환은행은 22개국, 88개 네트워크로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했다. 그리고 134개국 2300여개 은행과 환거래를 바탕으로 외국환 분야와 무역금융 분야 상반기 국내 시장 점유율이 각각 44%와 31%에 달한다.

외환은행은 1967년 한국은행 외환부에서 국책은행으로 독립한 뒤 1989년 한국외환은행법 폐지로 민영화될 때까지 국내 외국환 업무를 도맡았다. 지금도 외국환 분야에선 명실상부한 대표은행으로 해외 은행과 국내 은행 간 자금결제의 80% 가량이 외환은행을 통해 이뤄진다. 최근엔 중국교통은행과 단기 자금을 빌릴 수 있는 크레딧 라인을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확보하는 등 위안화 직거래에도 단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외환은행이 취급한 외국환 거래 실적은 5452억달러(645조6804억원)에 달한다. 해외 총자산도 176억6800여만달러(20조9242억원)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많다. 국내 외화예금 잔액(달러 환산 기준)도 지난해 107억5700여만달러(12조7395억원)로 독보적인 1위다.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아시아 톱5-글로벌 톱40’ 은행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탄탄한 소매금융과 자산관리 경쟁력을 갖춘 하나은행이 국내성장을 이끌고, 여기다 외환은행의 경쟁력이 더해진다면 분명 '1+1=2' 이상의 규모의 경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은행 신탁본부 배문환 전무(KEB하나은행 영업지원그룹)는 "규모만 큰 은행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국내 은행들을 선도하는 일류 은행이 목표"라며 "직원들 각자가 능력을 갖추고 열심히 노력해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쳐 더 크고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은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리테일사업본부 박종영 전무(KEB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으로 일류로 나갈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외환은행 출신으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판도 커지고 기회도 많아져 제대로 시장에서 경쟁해 볼만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