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투신, 채권 불법거래에 주식 작전의혹까지 설상가상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전 세계 증시가 중국발 금융위기로 불안한 가운데 지난 25일 중국공안당국은 증권회사·언론·전현직 공무원이 함께 연루된 불법주식거래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때 맞춰 중국 증시가 하락을 멈추고 더불어 세계 증시가 한숨 돌리는 분위기이다. 이 때문에 증시가 안정을 찾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불공정거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은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주는 조치로 호재임이 분명하다.


같은 취지로, 금융위원회가 불공정거래 이외에 시장질서 교란행위까지 규제하는 한층 강화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7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증권범죄합수단(서울남부지검)은 동양피엔에프 주식을 맥쿼리투신운용(舊 ING자산운용) 등에 매도 알선 및 수뢰한 혐의로 외국계 금융회사의 작전세력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 의혹의 대상이 된 맥쿼리투신은 지난해에도 채권 불법파킹거래로 해당 펀드매니저가 구속된 전례가 있어 손상된 이미지를 채 수습하기도 전에 또다시 주식작전 연루설에 휘말리는 처지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회사에서 채권과 주식 모두 문제가 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개별 회사에 국한된 특수사항이지 업계의 문제는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업계 전체로 불신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실 자산운용업의 특성상, 운용회사의 손익은 고객자산의 운용수익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의 수익보다는 운용회사나 펀드매니저의 이해관계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발생하며, 심하게는 고객 자산에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고객은 세세한 운용과정에는 관심이 없으며 오로지 운용성과만 가지고 운용회사를 평가하기 마련이므로, 운용과정상의 이런 유혹은 항상 생길 수 밖에 없다. 또한, 자산운용회사의 펀드매니저는 고객자산의 운용수익에 따른 성과금이 주어지지 않아 다른 방식으로 보상 받으려는 검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와 같은 운용업의 본질적 한계를 감독당국은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매우 엄격하고 정교한 리스크관리와 준법관리기준을 적용시켜 고객자산을 보호하려 한다. 그렇다면 이따금씩 벌어지는 불공정거래는 규정이나 제도의 문제라기 보다는 회사의 특수 상황 때문에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

이번 맥쿼리투신의 불공정거래 시비는 2002년 모건스탠리 사모펀드가 국은투신운용을 인수하여 랜드마크투신으로 시작한 이래, 외환코메르쯔투신 합병, ING자산운용에 매각, 다시 맥쿼리그룹으로 손바뀜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펀드운용 및 관리의 연속성이 허술해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판단된다.

주인이 바뀐다고 고객 자산이 애꿎은 피해를 입어서는 곤란하다.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대주주의 적격성에 대한 엄격한 심사도 좋지만 내부 펀드관리 체제의 연속성 및 건전성에 좀 더 신경써서 감독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