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회장 잇단 해외행보…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7일 인도 뉴델리 총리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현지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투자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 했다. 사진 왼쪽부터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모디 인도 총리,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사진=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해외 행보가 거침없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국내보다 해외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 해외공장 준공식 참가에 이어 인도 총리를 만나 복합역사개발이라는 대형 사업까지 제안하면서 '원롯데'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신 회장은 27일 인도 뉴델리 총리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에 복합역사 개발을 제안하는 등 투자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신 회장은 "모디 총리의 경기부흥 정책에 힘입어 인도는 해마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유통업과 호텔, 대형복합단지 건설 등 롯데그룹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뉴델리와 뭄바이, 첸나이 지역 등에 복합역사개발 사업을 제안했다. 롯데가 국내에서 철도 기관과 협력해 성공적으로 역사개발을 진행한 사례도 소개했다. 롯데는 국내 복합역사개발 노하우를 인도 등 해외에 적극적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모디 총리와 면담에 앞서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 등과 함께 뉴델리역과 니자무딘역 일대를 직접 둘러봤다.

신 회장은 지난 23일 출국 후 동남아와 인도 등을 돌며 해외현장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출국 다음날인 24일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지역에서 개최된 롯데케미칼 합성고무(BR)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25일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나지브 라자크 총리를 만나 현지 사업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26일에는 인도 뉴델리의 초코파이 공장 준공식을 찾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신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경영권 분쟁에 따른 대내외 불안감을 희석하고, 롯데그룹의 원리더라는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 인도에서 각국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소개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박근혜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해외 정상들에게 소개한 것은 경영권 분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정부에 보내는 화해의 메시지로 읽힌다.

신 회장은 두 정상을 만난 자리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와 민간 기업이 힘을 합쳐 효과적인 지역 경제발전을 이끌고 있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달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직접 부산으로 내려가 부산창조경제센터를 소개했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광폭행보를 펼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롯데그룹 내부에는 조직을 추스르는 효과를, 회사 밖에는 롯데를 이끄는 진정한 '원리더'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