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外人 매물 폭격, 잦아드나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지난 주 패닉에 가까운 폭락을 겪은 글로벌 증시가 반등 국면을 맞고 있다. 코스피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융단폭격에 가까운 외국인의 매도가 지수의 강한 반등을 막아서는 분위기다. 다만 이날은 장 초반 소폭이나마 순매수를 보여 외인의 매도세가 진정되는 것 아니냐나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28일 오전 10시49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7.61포인트(1.45%) 상승한 1935.6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1932.39(+1.28%)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상승폭을 소폭 반납해지만 다시 상승하며 1940선 회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재 코스피는 개인의 주도로 개인과 기관이 쌍끌이 하며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도 매도행진을 이어나가며 지수의 강한 반등을 방해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42억원, 110억원 순매수 중이지만 외국인은 366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이 이날 장 초반 1시간이나마 순매수 시조를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달 5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는 외국인은 최근 들어 하루 만에 최대 7000억원을 순매도 하며 폭격에 가까운 기세로 물량을 쏟아냈다.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외국인이 토해낸 물량만 4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의 매도세가 주춤하는 모습에 대해 글로벌 증시의 동반 반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금리와 지준율 동시 인하라는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들며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감소하고 미국이 9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다.

전일 뉴욕증시는 전날 4%대 급등한데 이어 다시 2% 반등하며 이틀간 최고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우 지수는 2008년 이후 이틀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S&P500과 나스닥 역시 2009년 이후 최대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지수도 3% 이상 일제히 상승했고 3000선이 붕괴됐던 중국 상하이지수도 반등하며 3000선을 되찾았다. 일본 닛케이225도 전일 2% 넘게 상승했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미국의 VIX(Volatility Index)도 과거 금융위기 수준으로 상승한 뒤 하락하고 있다. 이는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말해준다는 설명이다. 빅스(VIX)지수는 지난 24일 40.74를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다. 27일에는 26.10까지 하락했다.

한국의 VIX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사흘 연속 내림세다. 지난 24일 28.58까지 급등했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이날 전일대비 2.24포인트(11.02%) 하락하며 18.09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다. 투자심리 회복과 함께 원/달러 환율도 1200원에 초근접한 뒤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매도세 진정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인덱스가 94포인트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7월 이후 형성된 강력한 상승 추세를 이탈했다"며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추세선에 있지만 지난 6월22일 저점 이후 형성된 추세선은 크게 밑돌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피크 아웃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 팀장은 이어 "환율의 방향 전환이 수급에 반영되기 시작할 때 외국인은 공격적인 순매도에서 공격적인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의 변곡점 도래가 증시의 변곡점 도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의 매도가 완전히 멈추고 다시 한국 시장에 대해 매수를 펼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서장은 "지금은 '셀코리아'가 줄어들었다기 보다는 '셀주식'이 줄어들은 것"이라며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대해 매수를 펼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이 좋아야하는데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준 SK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현재 상황에서 기대할 만한 전환점은 경기 회복의 시그널이나 다름없는 미국의 금리인상"이라며 "다만 과거 사례를 비추어봤을 때 금리인상이 단행되더라도 시장이 안정을 찾기까지 3개월에서 6개월의 시간이 걸린 만큼 추세전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