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기회"…8월 코스닥 자사주 매입 급증

이달 들어 코스닥 기업의 자사주(자기주식) 매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국 증시 급락으로 국내 증시가 극심한 조정을 받으며 개별 종목의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이를 기회 삼아 주가 안정 및 저가 매수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코스닥 기업의 자사주 취득 공시는 신탁계약 33건, 직접취득 13건 등 총 46건으로 지난해 8월 11건(신탁계약 6건, 직접취득 5건)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달 자사주 취득 공시는 올들어 월별 기준으로도 가장 많았다. 올들어 자사주 직접 취득 공시 건수가 한 달에 10건을 넘어선 건 8월이 유일하다. 올해 전체 자사주 취득 공시의 21.9%가 8월에 집중됐다.

이는 올들어 꾸준히 상승하던 코스닥지수가 이달들어 극심한 조정을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20일 종가 기준 782.64까지 올랐던 코스닥지수는 8월 들어 급락, 지난 24일 613.33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이 단기간에 급락하며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을 밑도는 기업이 속출하자 개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닥지수가 저점을 찍었던 지난 24일 기준으로 코스닥시장에서 자산가치 추정이 가능한 종목 중 12개월 예상 PBR이 1을 하회한 기업은 150곳을 넘어섰다.

코스닥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급락 과정을 거친 뒤 반등을 시작한 코스닥시장의 상승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달 들어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한 종목은 주가가 대체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모바일리더 (17,650원 ▼50 -0.28%)는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한 지난 25일부터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 28일까지 나흘간 13.9% 올랐다. IT(정보기술) 부품기업 파트론 (7,730원 ▼290 -3.62%)은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중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한 지난 24일부터 반등해 28일까지 5일 연속 상승했다. 5일간 주가 상승률은 16.4%다.

모바일리더 관계자는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이 조정받자 회사의 펀더멘탈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도 주가가 급락했다"며 "주주를 위한 주가 안정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회사에 자금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저평가 수준이라고 판단해 자금 활용 측면에서도 자사주 매입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봤다"며 "모바일리더뿐 아니라 이달 주가가 급락하며 저평가 구간에 접어든 기업의 경우 자금운용에 별 문제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는 게 최근 시장 분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