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랠리 지속 전망 속 美 고용지표 '주목'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지난 28일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29.67포인트(1.56%) 오른 1937.67로 장을 마친 가운데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지수를 살피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드는 9월의 첫 주, 코스피를 끌어내리던 각종 악재들의 실타래가 풀려가며 한국 증시는 안도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기술적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시계를 가늠할 수 있는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어 다소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요구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4일~28일) 코스피는 61.6포인트(3.28%) 상승한 1937.67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24일 큰 폭으로 하락하며 장 중 1800선까지 밀렸지만 25일 반등에 성공한 뒤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와 미국의 금리인상, 북한의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 각종 악재가 겹쳤지만 하나 둘 실타래가 풀려가며 이번 주 역시 지난주에 보인 안도랠리가 이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매물 소화과정이 진행돼 한 차례 지수가 흔들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는 판단이다.

9월의 첫 주(8월31일~9월4일) 예정돼 있는 주요 이벤트는 △중국 제조업 PMI(9월1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9월3일) △미국 고용보고서(9월4일) 등이다.

전문가들이 이번 주 한국 주식시장의 안도랠리를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지난 6월부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 영향을 끼쳐온 미국의 9월 금리인상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8일(현지시간)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은 CNBC 방송에 출연해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서 비롯된 환경 변화는 새로운 것으로 우리는 여전히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고 있다"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앞서 나가거나 지금 당장 결정하고 싶지는 않다"며 신중한 모습을 취했다. 피셔 부의장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강하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복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이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장의 눈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8월 고용지표에 집중돼 있다. 고용지표는 다음달 16일~17일에 열리는 FOMC 회의를 앞두고 나오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미국의 금리인상 시간표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변수다. 민간 고용 기준 시장의 컨센서스는 21만5000명으로 전월 21만명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 하락에 따른 미국 소비 확대가 예상되고 부동산 등 전반적인 지표 호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미국 고용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9월4일 발표되는 중국의 제조업 PMI 지수 발표도 이번 주 한국 중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요 이벤트 중 하나다.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는 49.7포인트로 전월(50포인트)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미 차이신 PMI제조업지수가 47.1로 6년래 최저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8월 중국 PMI 제조업도 부진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 지표의 부진은 새롭지 않은 것으로 오히려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의 통화정책 향방에도 이목이 쏠린다. ECB는 다음달 3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중국발 쇼크로 시장이 요동치자 시장에서는 내년 9월 종료될 양적완화에 대한 기간연장 등 추가 부양조치가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전문가들은 ECB가 이번 회의에서 기존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하더라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회의 뒤에 예정된 회견에서 추가 부양 가능성을 내비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외 이벤트 외에 최근 춤을 추고 있는 환율도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때 1200원 직전까지 치솟으며 외국인 매도세를 부추긴 환율은 최근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피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짙은 만큼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통신, 은행, 중국 소비 관련주가 꼽혔다. 더불어 예금금리 보다 높은 배당 수익을 제공하는 배당주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투자전략은 공격적이기보다는 방어적인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안전하진 않지만 안심해야 할 상황"이라며 "단기 저점대비 급반등에 따른 기술적 저항과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변동성 재확대 가능성을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