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도 내수 활성화 위해 골프? "지금상황에 무슨.."

윤상직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휴가때 골프를 쳤다고 고백(?)한 것이 관가에 화제다. 윤장관은 지난 17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여름휴가기간 수도권 한 골프장에서 부산고 동창들과 골프를 쳤다고 말했다. 현정부 들어 장관이 골프를 쳤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위 공직자들에게 '골프는 금기'나 마찬가지다. 사회 분위기기 좋지 않을때 골프친 일이 알려지면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최악의 경우 장관직까지 위태로울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윤장관은 오히려 골프친 것을 당당히 알렸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이후 극심한 내수침체속에 경기 살리기를 위해 국내에서 여가를 보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솔선수범(?)인 셈이다.

실제 올들어선 공직자 골프에 대한 분위기가 다소 완화됐다고 한다. 총리실 공직사정업무 관계자는 "오는 10월 프레지던트컵 골프대회가 열리는데다 내수위축 때문에 조금 풀어주는 상황"이라면서 "물론 이해관계에 있는 기업이나 피감대상들과 치거나 골프채 들고 해외로 나간다면 모르겠으나 친구들과 휴일에 재미삼아 치는 것까지는 괜찮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사실 역대 어느 정부 보다 골프에 대한 단속이 심했던 게 박근혜 정부다. 대통령 스스로 골프를 즐기지 않는데다 취임이후 수차례 공직사회의 골프문화에 부정적 발언을 내놨다. 취임 초인 2013년 북한 도발위협중에 골프를 친 현역 장성들을 질책했고 같은해 7월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의 환담에서는 "골프치지 말라한 적은 없다"면서도 "그런데 바쁘셔서 골프칠 시간이 있겠느냐"고 말해 사실상 골프금지령으로 해석됐다.

그런데 올들어 프레지던트컵 명예의장을 맡은 뒤에는 "골프 금지령을 내린적 없으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도록 골프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했다.


대통령의 해금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직사회에서 골프금지령이 해제된 것은 아니라는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아무리 내수가 침체됐다 한들 최근 중국경제의 경착륙과 미국의 금리인상 등 '9월 위기설'이 도는 마당에 장관이 친다고 맘편하게 따라서 골프칠 '간 큰' 공직자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 공무원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골프장 근처에 얼씬도 못했다.

정부부처 한 관계자도 "분위기가 좋고 내 돈 내고 친다고 해도 간이 배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상 대놓고 치긴 어려운 게 골프"라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 역시 "아무리 풀어준다 해도 광복절, 삼일절 기간이나 세월호, 메르스 같은 국가적 아픔이 있을때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제부처 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골프를 칠까? 지난 3월 경제 5단체장들과 간담회에서 서비스업 활성화를 위해 '적당한 시점에 골프회동'을 하기로 했었지만 노사정 이슈, 김영란법 통과 등으로 분위기가 악화되고 메르스 사태가 겹치면서 약속은 흐지부지됐다.

이에대해 기재부 한 관계자는 "솔직히 지금 상황에 무슨 골프냐"면서 "골프 안치는 게 아니라 못치는게 정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