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정기국회 앞둔 與野…개혁엔 '한목소리', 대상은 '제각각'

정부 특수활동비 투명화를 둘러싼 여야의 충돌로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이 의원들의 불참으로 텅 비어 있다./사진=뉴스1

여야는 다음달 1일부터 100일간 열리는 정기국회 일정에 돌입하게 된다. 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주문한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개혁과 경제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지만 야당은 민생안정 등을 우선과제로 내세우고 있어 험난한 일정이 예고된다.
특히 이번 정기국회는 19대 국회 마지막으로 열리는 것인데다 내년 4월 총선을 8개월여만 남겨두고 있어 여야의 팽팽한 긴장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긴장상태는 8월 임시국회가 '특수활동비' 논란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고조됐다. 야당이 국회 정부의 특수활동비 내역을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내 특수활동비제도개선소위 구성을 요구했으나 여당이 이에 반대하면서 28일 예정됐던 본회의는 결국 파행됐다.


30일 여야는 특수활동비개선소위 구성을 두고 여야 예결특위 간사간 담판회동을 진행하며 얽힌 매듭을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협상타결에 실패했다. 31일 본회의 개최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여야의 이견차가 커 전망은 밝지 않다. 이기택 대법관 임명동의안과 2014년 예산안 결산도 임시국회서 처리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4대개혁, 경제활성화법 총력…野에 협조 요구
새누리당은 정기국회에서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개혁과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미처리된 경제활성화법안 등에 당력을 집중한다. 또 한·중FTA 국회비준을 조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중·호주FTA 체결에 앞서야만 시장 잠식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대개혁 중에는 노동개혁이 선두에 있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원회 복귀로 노동계와의 대화채널이 다시 연결되면서 대타협의 발판은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에 새누리당은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담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법과 파견근로자보호법, 실업급여 확대 내용의 고용보호법, 특수직 및 일반노동자 권위 향상 등을 담은 산업재해보험법 등을 5대 노동개혁법안으로 설정하고 다음달 당론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이 강조해 온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정기국회서 처리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청와대가 지난해 10월 선정한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 30개 법안 중 아직까지 처리되지 못한 8개 법안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을 비롯해 4대개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특히 수차례 야당에 협조를 요청한 서비스산업발전법 등이 (정기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이번만큼은) 야당의 협조를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이 이들 법안이 민생과 경제활성화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하고 있어 통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민영화 논란에 빠져있고,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도입 문제를 풀지 못했다.

재벌에 특혜를 준다는 이유로 처리되지 못했던 관광진흥법(학교앞 호텔법)이 최근 서울 송현동 부지에 호텔 대신 복합문화허브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함에따라 그나마 처리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정기국회 국정감사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참석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민생 등 '4생국회' 집중…재벌기업 겨냥
새정치민주연합은 안정민생·경제회생·노사상생·민족공생 등 '4생(生)국회'를 앞세워 정기국회를 맞는다.

서민경제 회복과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 소비자 보호기구 설치를 담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골자로 하는 여신전문금융법, 대부업체의 이자상한을 25%로 제한하는 대부업법 등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경제회생 및 노사상생 분야에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노조의 상생을 추구하는 경제민주화 시즌2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것으로, 민족공생 분야에선 경제통일 및 5·24조치 해제 촉구와 같은 한반도 평화 구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다.

아울러 새정치연합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4생국회를 기조로 관련 기관을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국정원 불법 해킹 진상규명 △박근혜정부 노동개혁 허구성 폭로 △창조경제 실패 △재벌개혁 △가계부채 문제 △세월호 후속 대책 △메르스 확산 진상규명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이 주요 이슈다.

특히 노동개혁과 대척점에 있는 재벌개혁과 관련, 그동안 대상 수위를 낮췄던 국정감사 증인·참고인도 재벌기업 오너 및 일가를 직접 겨냥할 태세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기업 총수를 (국감에서) 부를 수 있고, 실제로 그 자리에 나와서 사실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오너라야 가능하다)"며 "다만 사실조사를 할 수 있는 정도에서 (오너 증인채택에) 무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