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버리고, 금 입히고"…스마트워치 전쟁 판커진다

‘LG 워치 어베인 럭스

손목 위 스마트전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스마트워치가 향후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면서 글로벌IT업체들이 앞다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


특히 삼성전자 등 일부업체들이 2년여전 소수 모델로 스마트워치 시장 개막을 알렸다면 올 들어서는 애플워치 출시 이후 각 제조사들이 다양한 모델과 차별화된 기능의 전략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어 스마트워치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금 입히고, 각 버리고"… 스마트워치도 골라 차는 재미

2~3년 전 초기 스마트워치들의 경우 사각형 디스플레이에 딱딱하고 차가운 IT기기 느낌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생활 속 패션 상품, 명품 이미지 등을 더하면서 디자인이 다양화되고 있다.

LG전자 (90,600원 ▼1,600 -1.74%)는 9월 4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국제가전박람회) 2015'에서 ‘LG 워치 어베인 럭스(LG Watch Urbane Luxe)’를 공개한다고 31일 밝혔다. 이 제품은 지난 3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5'에서 공개된 ‘LG 워치 어베인'의 고급형 모델로, 소비자가격이 약 1200달러(한화 141만원)에 달한다. 전문 세공인들이 약 50단계 공정을 거쳐, 23K 금을 시계 몸체에 입히고 고급 악어가죽 스트랩을 적용했다. 10월말부터 미국 유명 액세서리 업체 리즈 주얼러스(REEDS Jewelers)를 통해 한정 판매된다.


이철훈 LG전자 MC사업본부 마케팅커뮤니케이션FD 상무는 "'LG 워치 어베인 럭스’는 호평 받았던 ‘LG 워치 어베인’ 디자인에 프리미엄 요소를 배가시킨 작품”이라며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스마트워치 제품을 지속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출시된 애플의 첫 스마트워치 '애플워치'도 6종의 시곗줄과 다양한 색상으로 조합된 모델 수가 총 34개에 달한다. 가격대도 디자인에 따라 40만~2000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기어S2'

사각형 화면의 '기어' 시리즈로 스마트워치 시장을 선도해온 삼성전자도 디자인 혁신을 꽤했다. 기존 워치 제품의 '각'을 버리고 원형 스마트워치 ‘기어S2’를 IFA에서 공개한다. 약 1년 만에 선보이는 신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워치는 일상에서 항상 휴대한다는 점에서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라며 "특히 디자인 강점이 있는 애플워치가 출시된 이후여서 경쟁사들은 더 강력한 제품을 내놓아야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스마트시계 시장 규모는 530만대로 이 중 애플이 400만대를 팔아 75.5%를 차지했다.

화웨이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잡자"…안드로이드 진영 공세

스마트워치용 운영체제(OS) 주도권 다툼도 강화되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워치용 OS인 안드로이드웨어를 아이폰과도 연동해 쓸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안드로이드웨어는 애플워치, 삼성 스마트워치에 비해 사용자 기반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 특히 해외에서는 iOS 점유율이 높아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워치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iOS가 지원되는 안드로이드웨어가 나오면 '애플 마니아'까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화웨이가 IFA에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화웨이워치'가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 모두와 연동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제품이 나올 경우 최초로 아이폰과 함께 쓸 수 있는 안드로이드 웨어 기기가 나오는 것이다. 화웨이워치는 일반 스테인리스 저가형 모델이 349달러, 금으로 만들어진 고가형 모델이 799달러로 예상된다.

LG전자도 이르면 10월 구글과 협업해 iOS가 지원되는 안드로이드용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로라, 에이수스…시계 명가 '태그호이어'도 합류

지난 6월 스마트워치 젠워치2(Zenwatch2)를 공개했던 에이수스(ASUS)도 IFA에서 새로운 제품을 공개, 스마트워치 전쟁에 본격 뛰어든다. 에이수스 스마트워치에 대한 티저 영상을 보면 이 제품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동작 인식을 통한 실행이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이 제품이 99~149달러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소비자를 공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형 스마트워치 '모토360’를 출시했던 모토로라도 2세대 제품을 준비 중이다. 차기작은 전작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크기는 줄인 '모토360S, 전작과 동일한 크기의 '모토360L'로 추정된다.

파슬, 태그호이어 등 전통적인 시계명가들도 구글과 협력을 통해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IT기기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에 한정됐던 스마트워치 시장이 애플워치 이후 일반 소비자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여러 제조사들이 다양한 디자인, 가격대의 스마트워치를 내놓으면서 올해가 스마트워치 대중화 원년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