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계열사 '현대커민스' 가동 1년만에 청산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2년 9월7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열린 건설장비용 엔진 생산 합작법인 ‘현대커민스’의 설립 서명식 장면. (왼쪽부터)김정환 현대중공업 부사장, 리치 프리랜드 커민스 사장, 최병구 현대중공업 사장, 김범일 대구광역시장, 션 밀로이 커민스 부사장, 최병록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119,300원 ▼100 -0.08%)이 중국 건설경기 불황에 따라 건설기계 엔진 제조 계열사인 현대커민스엔진을 청산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대구 공장 가동을 시작한 현대커민스엔진의 청산을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현대커민스엔진은 지난 26일 임시사원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하는 한편 청산인을 선임한 바 있다.

현대커민스엔진은 2012년 10월 현대중공업과 미국 엔진업체 커민스가 50대 50 합작 출자를 통해 설립한 건설기계 엔진 전문제조업체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주력해온 선박 및 발전기 엔진 영역을 벗어나 건설기계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커민스를 설립하고 건설기계 엔진 자체 조달을 추구해왔다.

현대중공업과 커민스는 2012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총 1340억원을 조달했다. 초기에 투자를 진행한 750억원을 합치면 총 2090억원을 들였다. 이는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7만8000㎡(약 2만3500평) 부지에 들어선 연산 5만대 규모 현대커민스엔진 공장에 고스란히 투입됐다,

현대커민스엔진 대구공장은 지난해 5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해 현대강소공정기계, 북경현대경성공정기계 등 중국 내 현대중공업 건설기계 법인에 제품공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건설경기 부진에 따라 가동률은 20~30% 수준을 유지했다.

낮은 가동률 탓에 현대커민스엔진은 가동한 지 15개월만에 110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223억원, 영업손실 46억원, 당기순손실 909억원이었다, 결손금 역시 누적되며 2012년 1000억원 넘던 자본금도 올해 6월말 144억원으로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국 등에서의 건설기계 엔진 수요가 법인 설립시 예상치보다 훨씬 낮게 나타나면서 부득불 청산을 결정하게 됐다"며 "청산 일정 및 향후 유후설비 매각 등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수합병 등을 통한 법인정리가 아닌 법인 청산이기에, 현대커민스엔진 임직원 100여명의 고용 승계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