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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잠금해제]창조경제센터를 청소년의 놀이터로

<29> 중단된 고용, 창업활성화의 시작은 '메이커 청소년'들의 부활부터

신혜선의 잠금해제 머니투데이 신혜선 정보미디어과학부 부장 |입력 : 2015.09.0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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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잠금해제]창조경제센터를 청소년의 놀이터로
광이라는 단어가 익숙했던 때가 있었다. 한 여름에도 서늘한 기운, 물건을 찾을 요량으로 뒤적이다보면 빠르게 도망가는 쥐며느리 몇 마리쯤은 사는 게 당연하다. 말린 마늘쪽이나 나물이 담긴 그물망도 아무렇게나 걸려있다. 한쪽엔 공구통이 있었다. 녹슨 망치 펜치 톱 따위가 뒤섞여 있어 꺼낼 땐 조심하지 않으면 다치기도 했다.

광이 있다는 건 마당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도 엄마가 주인집 눈치를 봤던 기억이 나지만, 그런 셋방살이의 설움에도 꼭 밟아야 하는 땅. 거기서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곳으로 기억한다.

과학 분야에서 창업 붐과 맞물려 ‘메이커’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해, 엉뚱하게 어릴 때 살던 마당 있는 집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메이커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기술 기반의 제품, 서비스를 구상하고, 조립, 개발하는 사람 또는 단체를 말한다. 만들려면 공간이, 도구가 있어야하지 않나? 하는 순간, 그런 도구가 있던 광이나 만들 수 있는 마당 하나쯤은 크기에 상관없이 집집마다 있었던 기억에 이른 것이다. 그리고 어릴 때 무엇을 만들어달라고 조를 때면 그 마당에서 망치질이며 톱질을 했던 아버지가 떠올랐다. 우리는 쪼그려 앉아 아버지의 톱질을 망치질을 신기한 듯 봤던가.

'호모 사피엔스’로 통용되는 지혜로운 인류는 도구를 잘 사용하면서 진화했다. 도구를 잘 사용한다는 건 생각의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인류가 기계와 로봇과 함께 사는 3.0'(피터 노왁의 '휴먼 3.0')으로 진화하는 마당에 돌이켜보니, 역설적이게 진화의 원초였던 도구 사용(생각)을 잊어먹으며 퇴화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친다.

21세기 대한민국에 부는 메이커 바람이 과거 망치질의 회귀를 부르짖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몸이 잊어가고 있는 원초적 지혜를 새삼스럽게 떠올린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교육이 영어와 수학 중심으로 간지 한참이다. 실험이나 만들기로 통하는 과학, 미술(공예), 실과(우리 시절), 가정가사, 기술 과목은 입시 뒷전으로 이미 밀려났다.

아주 특이한 경우 아니라면 개인이 무엇을 만드는 것은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고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일이 됐다. 기술 산업발전으로 웬만한 공산품을 다 사 쓰는 세상이니 어쩌면 당연하다. 더욱 대한민국처럼 땅덩이가 좁은 나라에서 마당 없는 아파트가 주거를 대부분 차지했다는 점도 만들기를 잊어버리도록 하는데 한몫했을 법하다.

지금 메이커는 과거의 그것과 다를 수밖에 없지만, 또 다른 절실함도 안고 있다. 그것은 창업과 연결이다.

지금 메이커에 사용할 도구는 톱과 망치가 아니다. 최소한 컴퓨터나 3D프린터로 진화했다. 또, 아버지를 앞세울 이유가 없다. 또래끼리 떠들고 토론하고 마시고 먹으면서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한다. 지금의 만들기는 비즈니스 영역으로, 산업영역의 가는 시발점인 셈이다.

전국 과학관에서 운영하는 '무한상상실' 외에도 '테크숍', '팹랩'의 이름으로 메이커에 필요한 기구를 갖춰놓은 공간이 조금씩 늘고 있다. 특히, 17개 시도에는 창조혁신센터가 들어섰다.

창조경제센터는 어른 세계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지만, 메이커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아니 창조경제센터가 제대로 활용되고 오래 가려면 만들기의 힘을, 만들기 요령을, 만들기 위한 지혜를 깨닫는 메이커 청소년들이 우선 늘어나야할 듯하다. 창조경제센터가 고용이 멈춘 경제에서 창업을 지원하는 단기 목표로 출범했다 해도 여전히 만들기를 두려워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청소년들이 다수인 사회라면 창업문화는 제대로 뿌리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센터가 지역의 청소년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자유로운 놀이 공간으로 개방되길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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