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큰 증시…G2발 파고를 넘어라

국내 주식시장에 잔인했던 8월이 마무리됐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불안이 진정된 만큼 당분간 국내 증시도 다소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단행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모습이다.

31일 머니투데이가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월 코스피 밴드는 1800~2050으로 예상됐다. 최근 높아진 변동성이 반영된 듯 최저점과 최고점의 격차가 250포인트나 벌어졌고, 증권사들의 눈높이가 낮아진 점이 눈에 띈다. 전망치가 가장 낮았던 증권사는 IBK투자증권으로 1800을 제시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2050을 전망해 증권사 코스피 밴드 중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달 코스피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북한의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커지며 한 달 새 2000선에서 1800선 초반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선진국발 환율 전쟁에 브레이크를 걸고, 경기부양책을 꺼내들며 단기 낙폭의 50% 가까이를 만회하는 등 증시 급락세는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9월 한국 증시가 8월의 급락 장세를 벗어나 안도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단시일 내 7월 전고점을 뚫고 올라가는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 "과거 사례를 미뤄볼 때 코스피가 10% 이상 급락한 경우 전고점 회복까지 최소한 3~5개월 가량의 시간이 걸렸다"며 "9월 코스피 역시 급등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9월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인상 단행과 인상 지연의 후폭풍에 대해선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선 중국발 불안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는 만큼 미국이 무리한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8월의 패닉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금리인상 지연 자체가 미국의 경기가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만큼 9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이후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는 편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타격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금리인상 전후로 시장이 변동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또 장기적 관점에선 금리 인상 후에도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지속적으로 미국 금리인상 눈치를 보고 있어 9월에 안상 여부에 대한 방향이 잡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이 9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증시의 재상승 시점은 금리결정 이후인 9월 말이 되고 금리인상이 지연되면 일시조정 후 신흥국발 안도랠리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투자전략은 장기적으로 상승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단기 급등락 발생 가능성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업종별로는 경기방어 및 내수업종 중 이익전망치가 상향조정된 미디어·교육, 보험, 유틸리티, 유통, 화장품·의류, 필수소비재의 비중확대를 추천했다. 아울러 유가 반등과 환율 상승 등 매크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함에 따라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화학, 에너지, 자동차도 추천업종 목록에 올랐다.

한편 세계경제 '9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중국 등 각국의 부양조치로 2007년~2008년 글로벌 복합위기와 같은 극단적 상황이 연출되지는 않을 것이안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발 글로벌 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추가 정책 실행 가능성이 높고, 미국이 경기를 훼손할 정도의 속도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