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한성대 등 66개교 '정부재정제한'…총장사퇴 '후폭풍'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31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공용브리핑실에서 대학 구조개혁 평가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News1

교육부가 31일 발표한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는 교육당국이 강제로 대학의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것이 아닌 평가 등급에 따라 정원감축분을 차등 적용해 '권고'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대학구조개혁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만큼 '최하위 등급'을 받은 대학들에 대한 정원감축 규모를 일괄적으로 적용할 근거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는 벌써부터 평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교육부와 대학들의 마찰과 같은 후폭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이날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대학들이 정부의 재정으로 연명할 수 없게끔 모든 지원을 완전히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4년제와 전문대를 '상위권 그룹Ⅰ(A·B·C 등급)'과 '하위권 그룹Ⅱ(D·E등급)' 등 모두 5개 등급으로 우선 구분했다. 4년제를 기준으로 최상위인 A등급 이상은 '정원 자율감축'이 가능하나, E등급은 입학정원 '15% 이상'을 줄여야 한다.

E등급(4년제 6개교, 전문대 7개교)을 받은 대학은 당장 내년부터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사업은 물론, 국가장학금, 학자금대출이 전부 제한된다.


대학 자체의 기능을 평생교육기관으로 전환하거나 입학정원을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 더해 파격적으로 감축하지 않는 이상 교육당국의 제한조치가 풀리지 않아 결국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다만, 교육부는 D등급(4년제 26개교, 전문대 27개교)의 경우 3년간 컨설팅을 통해 학사구조 개편을 토대로 정부재정지원제한 조치를 해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평가 과정에서 취업률과 전임교수 확보율 등 기존의 정량지표에다 정성의 비중을 늘린 것이 과거와 차이점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대학들이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연봉 1000만원 수준의 사실상 '무늬만 교수'를 무분별하게 채용한 부분까지 걸러냈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정량에 근거한 정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며 "정량·정성평가를 모두 진행해 일각에서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6학년도 학자금대출 제한대학 명단에 오른 수도권의 한 사립대는 교육부의 평가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이날 보직교수 전원이 사퇴했다. 또 최종 D등급을 받은 지방의 한 거점 국립대는 총장이 사퇴의사를 최근 밝힌바 있다.

특히 하위 그룹인 D+ 명단에는 △고려대 세종캠퍼스 △건국대 글로벌캠퍼스 △홍익대 세종캠퍼스 △평택대 △서경대 △안양대 △한성대 등 서울 주요대학 분교와 '인서울 대학'도 일부 포함돼 있어 평가를 둘러싼 법적 대응 여부도 주목된다.

하위 그룹에 들어간 수도권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수시모집중인 시기에 교육부의 이번 발표로 학교가 뒤숭숭하다"며 "일단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