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4개월째 약세, 반등흐름 이어질까

8월 증시가 전월 대비 4% 이상 급락한 상태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까지 코스피가 닷새 연속 상승흐름을 이어왔음에도 월간기준으로는 부진한 수익률을 면치 못했을 만큼 조정의 골이 깊었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는 9월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강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8월 한 달 조정폭을 절반 이상 회복한 상황인 데다 여전히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31일 증시에서도 이같은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2% 오른 1941.49로 거래를 마쳤으나 마감동시호가 직전까지만 해도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마감동시호가 시간대를 지나며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800억원대에서 300억원대로 크게 줄어든 덕분에 코스피도 하방압력을 이겨내고 1940선을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수의 반등흐름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 막판 상승반전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이날 코스피는 시장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되는 20일 이동평균선(1952.54)을 회복하는 데는 실패했다. 수급선으로 꼽히는 60일선(2023.36)과의 괴리도 아직은 큰 상황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말 2030.16에서 이달 24일 1829.81로 200포인트 이상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까지의 반등폭은 110포인트를 웃돌았다. 이달 가파른 조정을 초래했던 변수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기술적 반등도 마무리된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나오고 있다. 9월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아직 남아있는 데다 중국 지표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중국과 신흥국을 둘러싼 투심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최근의 한국증시 상승세는 반작용(기술적반등)이 나올 수 있는 국면에서 나타난 것일 뿐"이라며 "조정폭의 절반이상의 되돌림이 완성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다시 치고받고 하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여전히 미국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9월 중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까지는 현재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변수 역시 일련의 경기부양책이 거시지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등가능성을 너무 낮게 볼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달 들어 최고 7000억원 이상의 일간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던 외국인 매물규모가 최근 이틀에 걸쳐 300억원대로 급감한 것은 우선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연기금이 이날까지 나흘에 걸쳐 1조원 가까이를 순매수한 것도 수급공백을 메워주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일에 이어 이날에도 막판 동시호가를 거치며 외국인이 바스켓 매매를 통해 삼성전자, 현대차 등을 주로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외국인 순매도가 신흥국 펀드에서의 자금이탈에 따른 바스켓매매 형태로 나타났던 것과 반대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오 팀장은 "5월 이후 선진국이 주도하는 흐름에서 신흥국이 석달간 조정을 받았으나 최근 강한 반등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잇따른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위안화 평가절하로 캐리트레이드 자금(저금리 통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자금)의 수익률이 다 망가졌지만 한국원화는 상대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였다"며 "글로벌 유동성 차원에서도 기존 흐름이 일단락되고 새롭게 흐름이 만들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은 4개월간 코스피가 1900선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완만한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올해 코스피 저점은 1900으로 생각하고 8월 1800을 위협했던 것은 저점을 지나친 과정"이라며 "9월 주식시장은 기존 추세로 복원을 위한 첫 테스트 구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