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8월 '3년 만에 최고 하락'… 9월도 '안심불가'

뉴욕 증시가 8월의 마지막날에도 ‘악몽’을 지우지 못한 채 하락 마감했다. 3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은데 이어 9월에도 힘겨운 시간을 예고해 놓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69포인트(0.84%) 하락한 1972.18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14.98포인트(0.69%) 떨어진 1만6528.0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 역시 51.82포인트(1.07%) 내린 4776.51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8월 한 달동안 6.3%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 역시 월간 6.9%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2년 5월 이후 최고 하락률이다. 다우 지수 역시 8월에만 6.6% 하락하며 2010년 5월 이후 최고 낙폭을 나타냈다.

RW 베이어드의 브루스 비틀즈 수석 전략분석가는 “증시가 폭락 이후 ‘V’자 모양의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키 브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수석 전략분석가는 “지금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매도세가 끝났다는 신호 혹은 더 나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신호 이상의 것을 원하고 있다”며 “이는 지금의 뉴스가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튀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증시의 키워드는 ‘유가’와 ‘금리’였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나한 전략분석가는 “유가 상승이 바닥에서 빠져나오는데 도움을 줬다”며 에너지 종목군이 1% 이상 상승하면서 2% 넘게 하락했던 S&P500 지수 회복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북해산 브랜트유는 일제히 8% 이상 급등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의 영향이 있었지만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영향이 더 컸다”며 “오는 금요일 발표되는 고용 지표에 대한 전망에 초점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9월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금리인상 전망에 더 무게가 실리게 된다. 반대로 고용지표가 기대 이하일 경우 9월에는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게 되는 구조다.

문제는 9월에도 증시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라는데 있다. S&P캐피탈 IQ의 샘 스토발 전략분석가는 9월에서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S&P500 지수가 8월에 5% 이상 하락한 것은 총 11번 있었다”며 “이 가운데 80%는 9월에도 지수가 하락했고 평균 하락폭은 4%대였다”고 지적했다.

증시 변동성에 대처하기 위해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레보비츠 글로벌 마켓 전략분석가는 “신흥시장은 상황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고 연준은 금리를 올리려 하고 유럽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너무 많은 변수가 있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스톤 프라이빗 웰스의 로버트 파브릭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해외 사업에 주된 부문을 차지하는 기업의 경우 변동성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개별 기업의 실적에 주목하라고 충고했다. 이어 3M 주식을 매도하는 대신 아마존과 페이스북과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주식을 매수했다며 “중국 경기가 둔화된다고 해서 페이스북에 어떻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