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8월 내수시장 '질주'…해외선 '후진'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박상빈 기자

지난 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여름휴가철이 낀 '비수기'임에도 '신차 효과'로 내수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반면 수출물량 감소와 현지 판매 부진으로 해외 실적은 극히 저조했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업체 5곳의 8월 전체 판매량은 62만2542대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6% 줄어들었다. 내수판매는 12만400대로 지난해 8월보다 13.6% 급증했다. 하지만 해외 판매량이 5.8% 줄어든 50만2142대에 그치면서 전체 글로벌 판매 실적이 후퇴했다.

신형 스파크/사진제공=한국GM

◇내수시장 스파크·K5·티볼리 '신차효과'= 지난 달 국내시장에서 한국GM은 전년 같은 달보다 16.0% 늘어난 1만3844대의 판매량으로 올 들어 월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판매 성장을 이끈 건 지난 달 초 출시된 신형 스파크다. 신형 스파크는 6987대가 팔려 사상 최대 월 판매량을 기록했다. 2008년 이후 7년 8개월 만에 경차시장의 최강자인 모닝(6954대)을 밀어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기아차도 8월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15.9% 급증한 4만1740대의 판매 실적을 냈다. 신형 쏘렌토(6311대)와 7월 출시된 신형 K5(4934대) 등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현대차도 내수판매가 6.1% 증가했다. 싼타페(7957대)와 투싼(2920대) 등 신차 출시 RV(레저용차량)가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이달 신차 출시를 앞두고 11개월 만에 내수판매 1위 모델에 오른 구형 아반떼(8806대)도 힘을 보탰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간판 모델인 티볼리와 QM3를 앞세워 내수 판매량을 각각 45.7%, 30.8%씩 늘렸다. 최근 디젤 모델이 추가된 티볼리의 경우 내수시장 월 계약대수가 7000여대에 이르면서 대기물량이 6000대를 넘어섰다.

신형 K5/사진제공=기아차

◇해외판매 신흥시장 이어 中쇼크 부진= 해외시장에선 현대차를 제외하곤 완성차 4개사의 판매량이 급감했다. 특히 중국 토종업체의 약진으로 기아차가 직격탄을 맞았다.

기아차는 중국 판매감소에 따른 공장 출고물량 조정 등의 영향으로 지난 달 해외 판매가 15.0% 급감한 15만4242대에 그쳤다. 기아차의 부진은 지난 달 해외에서 2.8% 늘어난 31만8694대의 판매량을 보인 현대차와 뚜렷이 대비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에 비해 기아차가 해외 현지공장이 적어 중국 부진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다 중국 로컬업체의 공세가 집중되고 있는 SUV 차종이 주력이어서 기아차의 판매 감소폭이 컸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러시아 등 주요 수출시장 물량 감소 탓에 해외 판매가 29.4% 줄었고 한국GM도 28.9%의 판매 감소율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수출 물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닛산 로그 모델의 연식 변경으로 생산 시기가 조정돼 일시적인 감소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