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탄가스 폭발' 중학생 구속영장 계획… "재범 우려"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서울 양천구 한 중학교 교실에서 부탄가스 폭발을 일으키고 도주한 중학교 3학년 이모(15)군이 지난 1일 밤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경찰에 붙잡혀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부탄가스 폭발 사고를 일으킨 중학생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중학교 3학년 이모군(1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은 지난 1일 오후 1시50분쯤 서울 양천구 한 중학교 교실에서 부탄가스 폭발 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군은 해당 학급 학생 35명이 체육활동으로 교실을 비운 사이 교실로 들어가 종이에 불을 붙인 뒤 부탄가스통 2개를 올려놓는 수법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옆 교실에서 수업을 하던 선생님 등 2명이 화재경보기 소리를 듣고 소화기를 사용해 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폭발 충격으로 교실 창문과 출입문 등이 부서져 1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군이 지난해 서초구에 위치한 학교로 전학을 갔지만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이에 앙심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군은 전학 간 학교에서 범행을 저지르려 했으나 CCTV(폐쇄회로TV) 등 경비가 삼엄하다는 이유로 이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군이 지난 6월 전학을 간 서초구 한 중학교 화장실 쓰레기통에도 불을 낸 사실도 확인됐다며 재범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군은 또 범행 당시 현금 7만3000원과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도 훔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군이 이날 대안학교에 출석하기로 한 날이었으나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거 당시 이군은 휘발유가 들어있는 페트병과 라이터, 대형 폭죽, 막대기형 폭죽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날 밤 10시30분쯤 서울 송파구 한 공원에서 검거된 이군은 "엄마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난다"며 범행을 후회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폭발 후 인터넷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범인이 범행 장면을 직접 촬영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 두 편이 올라왔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용의자를 쫓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