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사 '막판 변수' 정준양 前회장 오늘 검찰 출석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사진=뉴스1)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67)이 3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포스코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이날 정 전 회장을 상대로 성진지오텍을 고가에 인수한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협력업체 동양종합건설에 대규모 해외공사를 몰아주며 특혜를 제공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우선 정 전 회장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재임기간 동안 수십건의 M&A(인수·합병)를 무리하게 진행하며 회사에 수조원대 손실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적용에는 무리가 없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포스코 수사의 마지막 단계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 조사가 끝난 뒤에도 정 전 회장은 여러 차례 재소환될 예정이어서 수사 마무리까지는 한 달여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회장에게 확인할 혐의점이 상당해 한두번의 소환조사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포스코 수사 장기화를 둘러싼 비판 여론에 부담감이 있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된 정 전 회장에 대한 혐의를 꼼꼼히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이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보강수사와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검찰은 당초 정 전 회장 등 포스코 윗선과 이명박 정부 인사들을 겨누고 수사의 칼을 빼들었지만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64) 선에서도 혐의 입증에 차질을 빚었다. 정 전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두 차례에 걸쳐 법원에서 기각됐고, 포스코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성로 전 동양종건 회장(60)에 대한 영장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