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보전 외치던 수협, 뒤로는 산업폐기물 바다에 '풍덩'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자료제공=김우남 의원실

수협이 최근 5년간 산업폐수와 오니(폐수찌꺼기) 등을 지속적으로 바다에 버려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협은 그동안 정부가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온터라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인 김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수협 폐기물 해양배출 위탁현황' 자료에 따르면 수협이 5년 동안 해양에 배출한 폐기물량은 38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는 폐기물의 해양배출로 인한 해양오염을 방지하려는 '런던협약' 가입국(87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폐기물 해양배출이 허용된 나라다. 이에따라 1991년부터 2014년까지 총 1억 2767만 8000㎥의 폐기물을 바다에 배출해왔다.

그러나 지속된 폐기물 배출로 해양오염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고 주변국과의 마찰이 심해지자 정부는 2014년부터 모든 육상폐기물을 바다에 버리지 못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러한 정부의 계획이 알려지자 관련 산업계는 "폐기물의 완전한 육상처리는 시기상조"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정부는 이같은 여론을 감안, 폐기물의 해양배출 금지 계획을 미뤄 2016년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수협이 이 과정에서 해양배출을 당초 계획대로 금지해달라고 적극 요청해왔단 것. 수협중앙회를 주축으로 한 수산업 관계자들은 국회와 정부를 방문해 폐기물 해양배출로 인한 수산업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폐기물의 해양배출이 금지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우남 위원장은 "앞에서는 해양보전을 외치던 수협의 이중적인 면모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러한 수협의 뻔뻔한 행태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강력히 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협은 "비용이 저렴해 폐기물을 해양에 배출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