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보험으로 입원일당 月 수백만원?..'나이롱환자' 꼼짝마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하루에 입원일당이 수십만원인데 쉽게 합의를 하겠어요. 나이롱(가짜) 환자 중에서는 직업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입원의료비 특약을 통한 수입이 쏠쏠합니다. 민영 보험사에 입원일당 10만원 한도로 가입하고, 우체국 등 공제에 추가 가입하면 한달에 수백만원을 보험금으로 챙길 수 있죠."-한 보험사 직원

우체국보험 등 각종 공제를 이용한 보험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공제의 경우 보험정보가 민영 보험사와 교환이 되지 않다보니 관리 '사각지대'인 게 근본적인 문제다. 생명보험사들은 보험사들끼리 보험계약 정보를 공유한다. 보험사기를 목적으로 고액으로 다수 보험에 가입한 경우 언더라이팅(가입심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구조다. 하지만 공제의 경우는 이런 촘촘한 심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공제 정보는 민간 보험사와 공유되지 않는 탓이다. 이 때문에 대표적으로 우체국보험은 보험사기를 노리는 가입자에게 손쉬운(?) 타깃이었다는 지적이다. 우체국보험은 보험사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제를 통한 보험사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우체국보험을 비롯해 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보험 계약 정보가 내년 3월 이후 신설되는 종합신용정보 집중기관에서 통합관리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공제와 민영보험사의 정보 공유가 가능해져 보험사기 방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정보집중기관에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의 신용정보가 집중되는 데 이번에 처음으로 공제정보까지 통합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공제 정보는 보험개발원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었지만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등 민영보험의 정보와는 교류가 차단됐다. 민영보험사와 공제에 동시에 보험가입 한 뒤 보험사기를 칠 경우 이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보험 가입 및 사고현황 정보가 파악돼야 한다"며 "9월 중 신용정보집중기관 통합추진위원회가 수집 정보의 범위를 최종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제는 주무부처도 제각각이다 보니 사각지대라는 비판을 받았다"며 "이번에 신용정보집중기관에 정보가 집적될 경우 제도권으로 들어온다는 의미도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