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계속된 관망장세, 안전판 삼을 섹터는

코스피가 1910선에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갈짓자(之) 행보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하순 1800 붕괴 위기까지 몰렸다가 반등한 후 추가반등 에너지가 모자란 탓이다.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역시 670~68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관련 이벤트가 2주 정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의 관망심리 탓에 지수가 방향성을 잡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전승절 휴장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관망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1237억원을 순매도하며 21거래일 연속 매도우위 기록을 이어갔다. 외국인의 매도우위 기조는 2008년 6월 초순에서 7월 하순까지 33거래일을 매도한 이후 7년2개월만에 가장 오래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도 4조3800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매도기조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위축을 우려한 외국인의 신흥국 이탈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09년 3월 1차 양적완화가 개시된 지 6년6개월만에 금리인상이 단행될지 여부는 오는 16~17일(현지시간)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확인될 수 있다.

중국발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신흥국에 대한 투심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코스피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가파른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중국증시와의 높은 상관관계가 나타나곤 했다. 3~4일 중국증시의 전승절 휴장이 끝난 이후 어떤 흐름을 보일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선뜻 방향을 잡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이날 코스피, 코스닥의 흐름에서도 잘 나타난다. 장 초반 0.83%의 상승률을 기록하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약보합세로 밀렸다가 가까스로 강보합권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에 비해서는 등락폭이 작지만 불안한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코스닥 역시 1.5% 이상 강한 상승탄력을 보이다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전체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과정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보이는 섹터에 집중하는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이익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업종들이 대표적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기전자, 자동차 등 '전차'(電車) 업종이 현재와 같은 시장흐름에서도 안전판 역할을 담당해줄 것으로 전망했다. 오 팀장은 "환율로 인한 수익성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삼성전기, 삼성전자 등 IT업종과 자동차 업종은 최근 시장흐름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3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는 10월까지는 전차업종이 안전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간을 조금 더 길게 가져갈 경우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매출확대 기대감이 살아있는 업종이 다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고승희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법무부 출입국자료 등을 볼 때 중국인 관광객 수는 이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9월 중하순에는 중추절, 10월에는 국경절 등 중국 휴일이 예정돼 있어 중국발 인바운드 관련주도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컨센서스(복수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피 26개 섹터, 235개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33조6464억원으로 예상된다. 3개월 전 시점 전망치(35조4046억원)에 비해서는 4.97% 낮으나 1개월 전 시점(33조2870억원)에 비해서는 1.08% 상향된 수준이다. 3분기 이익전망에 대한 하향조정이 마무리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업종별 전년동기 대비 이익성장률의 경우 에너지섹터가 2480%로 가장 높고 증권(+67.47%) IT소프트웨어(+102.17%) 화학(+59.4%) IT하드웨어(+58.07%) 화장품/의류(+29.62%) IT반도체(+27.4%) 운송(+23.03%) 등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