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재벌총수 국감장 부르기 경쟁…與 제동에 불발 잇따라

(서울=뉴스1) 서상현 기자 =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박영선 재벌개혁특위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재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회의장과 면담에서 국회 차원의 재벌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2015.9.2/뉴스1 /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News1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여야가 재벌 총수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샅바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협상 초반 판세는 야당의 패배로 기우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노동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여당을 향해 야당이 재벌개혁 카드를 꺼내들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대개혁 성공을 위해 재벌개혁도 병행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어느 때보다 많은 대기업 재벌 총수의 국감 증인 채택이 이뤄질 것이라 관측했다.

하지만 정작 국감 증인 채택을 위한 상임위별 여야 협상이 진행되자 새누리당은 재벌을 비호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무분별한 망신주기식 증인 채택은 막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형제 간 경영권 분쟁으로 도마에 오른 롯데 사태 등 재벌 관련 이슈를 두고 필수 증인을 모두 채택해 직접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대기업 총수 일가 가운데 가장 먼저 증인 채택이 결정된 주인공은 조현준 효성 사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3일 전체회의에서 금융감독원 국정감사(15일)에 조 사장을 불러 지배구조 투명성과 관련해 증언을 들을 계획이다.

효성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자기자본 과대계상을 통해 1조원대의 회계분식을 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으며 조 사장은 현재 횡령 배임 및 탈세 혐의로 기소돼 송사 중이다.

하지만 조 사장을 뺀 나머지 재벌 총수에 대한 여야 협상은 야당의 계획만큼 채택률이 높지만은 않다.

재벌총수 중 야당의 주요 타깃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형제다. 이들에 대해선 국회 정무위와 기획재정위, 국방위, 국토위, 법제사법위, 환경노동위, 산업통상자원위 등 7개 상임위가 증인 채택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오는 17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 중 신동빈 회장을 부르겠다는 요구했지만 3일 불발됐다. 기업들의 독점 및 불공정 거래에 관여하는 공정위 증인으로 신 회장을 채택하겠다는 야당의 요구에 여당이 '기업총수 때리기'라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또 산자위에서도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 등을 두고 신동빈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려 했지만 2일 1차 명단에서 제외됐다.

국회 국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에서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국방부가 군사공항인 성남 서울공항의 활주로 방향을 바꾼 것을 두고 직접 신동빈 회장에게 질의하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이 또한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위는 면세점 독과점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를 듣기 위해 형제의 출석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법사위 복지위 정무위 등 4개 상임위에서 증인 채택을 검토 중이다.

특히 농해수위 야당 의원들은 한중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무역이득공유제'를 두고 이 부회장의 견해를 듣겠다고 했지만 3일 증인 채택 합의는 불발됐다. 추후 다시 논의될 예정이지만 야당의 주장이 관철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등 야당은 정무위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을 두고, 복지위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두고 이 부회장을 증인으로 염두에 두고 있지만 녹록치 않아 보인다.

국회 기재위는 면세점 독과점 문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국감장에 직접 불러야 한다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일명 '땅콩회항'의 주범격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토교통위 환노위 산자위가 증인 채택을 벼른다.

교문위는 학교 옆에 호텔을 지을 수 있는지 여부로 논란이 된 관광진흥법 개정안과 관련한 입장을 청취하기 위해서, 국토위는 '땅콩회황' 진상 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광진흥법은 새누리당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활성화 3법 중 하나다.

국회 농해수위 국토위 정무위 환노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증인 출석을 검토 중이다.

특히 농해수위는 자유무역협정(FTA) 채결로 자동차 업계가 큰 수혜를 입는데 '초과이익공유제'를 통해 이익의 일부를 피해 분야의 손해를 보전하는데 나눠줄 수 있는지 묻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산자위는 이마트 불법 파견 근로자 논란 및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를 두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부터 직접 그 과정을 들어야 한다며 증인 채택을 희망하고 있다.

신세계는 현재 차명주식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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