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미국발 변동장세 지속에도 견조한 환율株

미국 금리인상 단행여부가 결정되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2주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한국증시는 다시 롤러코스터를 탔다.

장 초반까지만 해도 1920선 돌파를 시도했던 코스피는 이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키웠고 7거래일만에 재차 19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코스닥도 장 초반 680선을 돌파한 후 오후 한 때 650선을 밑도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급락세는 한국시간으로 5일 새벽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관이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에 나서는 과정에서 대량의 매물이 쏟아져 나온 탓이라는 분석이다.

다음 주 국내에서는 금융통화위원회와 9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등 이벤트가 있지만 증권가의 시선은 온통 미국으로 쏠려 있다. FOMC 회의가 임박한 상황에서 글로벌 유동성 흐름의 큰 물줄기가 바뀔 수도 있는데 자잘한 국내발 이슈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외국인 이탈흐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간헐적으로 국내투자자의 자금의 진출입이 반복됨으로써 등락폭이 커지는 불안한 수급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1800선에서 1940선까지 급반등한 후 지수를 지탱해줄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9월 중반 FOMC 회의를 맞이해야 하는 불안감이 최근 변동성 장세의 원인"이라며 "시장심리 자체가 불안한 상황에서는 정책말고는 기대할 게 없지만 정책도 당장 나올 만한 게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장 팀장은 "기관도 지난달 하순 이후의 반등국면을 주식비중을 줄이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거시 펀더멘털 이슈만 보면 현재 증시는 답이 없는 상황으로 바닥이 어딘지 찾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코스피도 지난달 하순의 저점(장중 1800.75, 종가 1829.81)까지는 하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는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내일 공개될 미국 고용지표가 좋게 나오면 금리인상 우려가 그만큼 커지는 반면 나쁠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대두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교통정리를 해줄 주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나 아직까지 명확한 스탠스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FOMC 회의 이후에는 8월 이후 조정국면이 일부 회복될 수 있겠으나 그 전까지는 지난달과 같은 불안한 흐름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시장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 귀환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4일 증시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관의 매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서도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대형 수출주가 대거 편입돼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기관이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다는 점이 이날 눈에 띈다.

3분기 원/달러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상황에서 수출관련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 외에도 올해 코스피가 1880선에서 2170선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소외되며 가격메리트가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운수장비 업종은 저평가된 대형주를 대표하는 업종"이라며 "기관이 종전까지의 고평가 중소형주에서 안정성이 높은 저평가 대형주로 스탠스를 바꾸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고평가 주식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반대로 저평가 매력이 있는 대형주의 안정성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환율이 우호적인 데다 미국 경기개선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IT, 운수장비 등 업종의 공통점이 있다"며 "낙폭과대 소외주가 반등국면에서 상승탄력이 강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