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히 中과 통일논의”…한반도 통일 ‘급물살’ 타나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조속한 평화통일'을 언급하고, 또 4일 귀국길 기내에서 "중국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중국 정상에게 '조속한 통일'을 얘기하고 '중국과 조속한 시일 내 통일논의'를 해야 할 만큼 한반도 통일과 관련한 긴박한 상황이 있는 가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조속한 통일'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7월 시 주석의 방중 당시 양국 정상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이 실현되기를 지지한다"고 했고, 같은해 11월 박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중했을 때에도 양국 정상은 "남북간 화해협력을 통한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는 정도였다.


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한반도가 분단 70년을 맞아 조속히 평화롭게 통일되는 것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청와대 또한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정상간에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통일의 시기와 관련해 '조속한'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대내외적으로 '남측에 의한 흡수통일'로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어 그동안 사용을 자제해왔기 때문이다.

우선 박 대통령의 '조속한 통일' '중국과 조속한 통일논의' 등의 언급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염두에 뒀기 보다는 중국 측을 한반도 통일논의의 장(場)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적 의도로 읽힌다.

대내적으로는 지난해 3월 드레스덴 선언이후 세월호 참사 등으로 주춤해진 한반도 평화통일 논의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면서 '통일 모멘텀'으로 가져가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와 관련, 최근 북측의 비무장지대(DMZ)지뢰 및 포격도발로 시작된 한반도 위기상황이 남북 간 안보 및 통일문제에 대해 중국 측과 더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즉, 이번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중국 측은 사태해결에 우리 정부를 적극 돕는 등 기존의 '양비론(兩非論)'적 입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청와대와 정부는 평가하고 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번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긴장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조속한 통일'이라는 점을 가지고 중국 측을 끈질기게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4일 귀국길 기내간담회를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문제와 관련해 긴장상태가 끊임없이 계속되는 이런 문제들의 귀결점은 평화통일"이라면서 "그래서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서 중국과 같이 협력해 나가기로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박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위기상황을 지렛대 삼아 시 주석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대화의 물꼬를 튼 만큼 한중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한반도 통일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 결과 그동안 기본적인 구상 단계에 머물렀던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한 협의를 이제부터 중국 측과 본격화할 수 있는 계기가 열리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시 주석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나가는 데 있어서 중국하고 어떻게 협력해 나갈 것인 가를 중점적으로 다뤘다"고 밝혔다.

다만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조속한 통일' 주장과 '조속한 통일논의' 요청에 중국 측이 속도를 맞출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2일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조속한 평화통일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시 주석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즉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입장은 '조속한'이 아닌 '장래'의 문제고, 미국 등 외세를 배제한 한민족에 의한 '자주적 통일'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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